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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투자' 현대미술품 값 거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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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투자' 현대미술품 값 거품 많다

입력
2007.01.28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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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는 현대 미술작품 값은 거품이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주말판(27ㆍ28일)에서 최근 경매가 크게 늘면서 현대 미술작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단기 고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 미술작품지수의 대명사인 ‘메이 모시스 미술작품지수’를 창안한 장핑메이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2차 대전 이후 만든 현대 미술작품 값이 지나치게 올라 거품 징후가 보인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2001년 2차 대전 이후의 현대 미술작품 값 변동을 중심으로 한 이 지수를 만들었다. 지수에 따르면 현대 미술작품은 1994년 이후 10여년간 4배나 급등했다.

현대 미술작품 값이 최근 들어 폭등한 이유는 인도와 러시아, 중국 등 신흥시장 의 갑부들이 현대 미술작품을 집중 구매했기 때문이다. 현대 미술작품은 그동안 헤지펀드가 주로 매매를 했지만 최근 들어 이들이 가세하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현대 미술작품은 특히 세(稅)테크 개념으로 이용되면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유럽 미술작품 수집가들이 올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두바이 걸프아트전시회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까닭은 싼 세금 때문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EU 역외에서 상품을 들여올 경우 낮은 부가가치세를 매기고 있다.

현대 미술작품에 적용되는 독특한 가격 결정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윌리엄 괴츠먼 예일대 교수는 현대 미술작품 가격 폭등에 대해 “현대 미술작품 구매자들이 다른 사람이 모르는 수수께끼같은 작품을 가지는 것을 돈이 아닌 철학적 관심이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 미술작품은 또한 유명 비평가의 입김에 따라 가격은 천양지차가 된다. 소더비나 크리스티 같은 세계적 경매회사가 여는 컬렉션에 참가하거나, 베니스 비엔날레에 출품된 작품도 고가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묻지마 식’의 현대 미술작품 투자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다. 프랑스 파리 아트규리얼사 마르탱 구에스네 총괄 디렉터는 “비엔날레에 전시된 작품 중 10개 중 9개는 단순히 심미적으로 감상할 만한 쓰레기”라며 경고했다.

작가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것도 고려 대상이다. 실제로 80년대 각광받았던 신표현주의 기수인 줄리앙 슈나벨의 작품은 20년 전과 가격이 별 변동이 없다. 반면 팝 아트 기수인 앤디 워홀의 작품은 현대미술의 거장인 피카소의 작품과 비슷하게 거래되고 있다.

현대 미술작품의 거품 논쟁에 대해 쾨츠만 교수과 장 교수는 당분간 현대미술 작품의 강세는 이어지겠지만 예전 같은 호황은 누리기 힘들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구에스네 디렉터도 “미국과 일본인 중심의 경매시장이 세계화돼 시장이 커졌지만 동시에 과거 비밀로 간주된 경매 가격이 전세계에 실시간 공개됨으로써 과거 같은 가격 메리트를 누리기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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