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10회 우승의 금자탑.’
단 한 세트도 빼앗기지 않은 완벽한 승리였다. 결승전 한 경기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14일간 진행된 호주오픈테니스대회에서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ㆍ1위)는 결승전 포함 7경기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실세트 우승’이라는 또 하나의 신화를 써내며 자신의 메이저 통산 10승을 채웠다. 통산 46승.
페더러가 호주오픈 2연패에 성공했다. 페더러는 28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복병’ 페르난도 곤살레스(칠레ㆍ9위)를 3-0(7-6 6-4 6-4)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해에 이어 2연패이자 호주오픈 통산 3번째 우승. 페더러는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대회 통산 10번째 우승컵에 입을 맞추며 역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전설적인 선수의 반열에 합류했다. 또 80년 비욘 보리(스웨덴)가 US오픈에서 세웠던 메이저대회 ‘무실세트 우승’을 27년 만에 다시 수립하는 기염을 토했다.
페더러는 생애 첫 메이저대회 결승전에 오른 곤살레스의 도전에 고전했다. 압승을 거두리란 예상과 달리 1세트를 타이 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진땀승을 거뒀다. 곤살레스는 장기인 포핸드 스트로크로 집요하게 페더러를 괴롭혔다. 하지만 서비스와 백핸드, 발리 등 모든 부문에서 완벽한 기량을 소유한 페더러를 꺾지는 못했다. 페더러는 이번 승리로 투어대회 36연승을 이어갔고 2005년 윔블던 대회 이후 결승에 오른 7개 메이저대회에서 6번이나 우승하는 독주 체제를 굳혔다.
한편 전날 벌어진 여자단식에서는 세레나 윌리엄스(미국ㆍ81위)가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ㆍ2위)를 2-0(6-1 6-2)으로 물리치고 2년 만에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다. 시드 배정을 받지 못한 선수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78년 크리스 오닐(호주) 이후 처음. 세레나는 이번 우승으로 29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14위를 예약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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