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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반대" 워싱턴 10만명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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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반대" 워싱턴 10만명 시위

입력
2007.01.28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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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 추가 파병 방침에 맞서 27일(현지시간) 낮 워싱턴 의회 주변 '내셔널몰'에서 미국민 10만여명이 운집한 이라크전 개전 이래 최대의 반전시위가 벌어졌다.

이로써 이라크 문제는 최근 궤도에 오른 대선 정국을 타고 미국의 여론을 달굴 뜨거운 정치쟁점으로 재차 부상하는 양상이다.

1,300개 이라크전 반대 단체들의 연합 모임인 '평화와 정의 연합'이 주도한 이날 시위에는 특히 베트남전 반전운동의 구심점으로 활약했던 할리우드 스타 제인 폰다가 34년 만에 다시 마이크를 잡고 시위현장에 돌아온 것을 비롯해 유명인들이 대거 모습을 나타내 주목을 받았다.

또 제시 잭슨 목사와 차기 대선후보 경선 참여를 선언한 대니스 쿠치니치 의원(오하이오) 등 6명의 민주당 하원의원도 참여해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부시에 맞서자', '병력 보충은 거짓말'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든 시위대는 내셔널몰 앞에 이라크전 사망 미군을 상징하기 위해 성조기에 덮인 관과 군화를, 사망한 이라크인들을 애도하기 위해 이들의 이름이 적힌 이름표들로 가득 채운 상자 등을 설치해 놓고 미군 2만1,500을 추가 파병 하려는 부시 대통령을 성토했다.

시위대에는 청소년들은 물론 사복 차림의 현역 미군들도 적지 않았다. 시위대 300여명이 몇 차례에 걸쳐 의사당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큰 문제는 없었다.

베트남 반전운동 때 북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를 전격 방문해 '하노이 제인'이란 별명이 붙었던 폰다는 딸과 손녀를 데리고 시위에 참가해 "나는 지난 34년 동안 반전집회에서 연설한 적이 없다"며 "그러나 침묵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다"고 시위를 독려했다.

베트남전 반전운동가인 톰 헤이든과 한 때 결혼까지 했던 폰다는 "우리가 아직도 이런 일을 해야 한다는 게 슬프다. 우리는 베트남전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다"고 개탄했다.

오스카상 수상자인 숀 펜은 "의원들이 구속력이 없는 미군 증파반대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것보다 더 강력한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2008년 선거에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이라크 증파에 대한 의회의 강력한 반대를 촉구했다. 대니 글로버, 수전 서랜든.팀 로빈스 커플 등 할리우드 스타, 미국 최대의 여성단체인 NOW의 김 갠디 회장이 연설을 이어갔다.

학교에서 반전 서명운동을 벌여온 6학년생 모리아 애놀드(12.매사추세츠주)는 연단에 올라 "전 세계가 우리를 깡패나 거짓말쟁이로 보고 있다"며 "이제야 지도자들이 거짓말을 하고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국정연설을 통해 밝힌 에너지, 건강의료 개혁에 대한 의회의 지지를 촉구하면서도 이라크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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