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외국계 은행을 중심으로 대출이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2월부터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한 여신 심사기준이 은행권 전체에 적용될 예정이어서 상대적으로 풍선효과를 누리던 외국계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ㆍ신한ㆍ우리은행 등 3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이달 25일 현재 121조6,349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3,905억원 줄었다. 신한은행이 2,868억원이나 급감했고 우리은행은 960억원, 국민은행은 77억원이 줄었다. 이들 은행이 금융감독 당국의 입김 속에서 대출 본점 승인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가산금리 인상 등을 통해 대출 옥죄기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외국계 은행 등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은행들은 대출이 급격히 늘었다. SC제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2일 현재 18조7,88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6,414억원이나 급증했다. 별다른 규제책을 내놓지 않았던 농협도 25일 현재 18조5,396억원으로 지난 말에 비해 1,412억원 늘었다. 한국씨티은행도 지난달 2,346억원이 증가한데 이어 이 달에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규제가 덜한 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다 보니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 같다”며 “2월부터는 여신심사 기준안이 은행권 전체에 적용돼 외국계 은행이 누리던 이점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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