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40평대 이상 중대형 아파트도 이제 한물가나 봅니다. 요샌 누가 어딜 내놔도 안 팔려요."
프리미엄이 높게 붙어 한때 신규 청약시장은 물론 일반 매매시장에서도 '인기만점'이던 40평대 이상 중대형 아파트가 이젠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가 짓는 유명 브랜드 아파트도 좀 크다 싶으면 여지없이 미분양된다. 크면 비싸고, 비싸면 인기 좋고, 인기가 좋아 웃돈이 높게 붙던 아파트 시장도 대출규제 강화와 분양가 상한제 전면 시행 등을 앞두고 서서히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대주건설이 경기 시흥시에 분양한 '대주피오레'는 지난 23일 1순위 청약에서 38평형(22가구)만 평균 1.7대 1로 마감됐을 뿐 47~71평형은 2순위에서도 모두 미달됐다. 25일 3순위 청약에서야 47평형만 1.1대 1로 간신히 미달을 면했을 뿐, 51평형과 57평형은 여전히 52가구와 120가구가 대거 미분양됐다.
경기 이천시 설봉1차 '대우 푸르지오'는 33평형만 23일 이천시 1순위 청약접수에서 평균 3.3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을 뿐, 46평형과 52평형은 24일 이천시 및 수도권 2순위에서도 절반 이상 미달됐다. 25일 모델하우스에서 자체 접수를 받고서야 두 평형 모두 간신히 미분양을 면했다.
이 달 초 성원건설이 용인에서 분양한 '상떼 레이크뷰'(70, 80평 345가구)도 청약경쟁률이 평균 0.37대 1에 그치며 두 평형 모두 무더기 미달됐다.
이에 비해 24일 삼성물산이 분양한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6단지 래미안' 23평형(19가구)과 성북구 '종암동 래미안'은 일반 1순위에서 각각 40대 1, 73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중소형 평형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대출 규제 강화로 분양가 체감 부담이 크게 늘어난 데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가격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대형 평형 청약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된 이후 40평대 수요자들이 대거 30평대로 내려간 점도 중ㆍ대형평형 기피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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