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25일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회견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지만, 탈당 시사 발언과 우리당 중심의 정계개편론을 놓고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우상호 대변인은 “국정운영에 관한 국민의 궁금증을 소상하게 풀어줬다”면서 “우리당은 참여정부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2ㆍ14 전당대회를 통해 질서있게 대통합을 결의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를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공식 입장과 달리 당내 각 계파는 노 대통령의 탈당 시사 발언에 대해 상이한 반응을 보였다. 신당파는 예정된 수순으로 치부하면서도 당혹해 하는 분위기였다. 한 재선의원은 “탈당 명분이 좀 약해질 것 같다”고 했고, 한 충청권 의원도 “관망하는 의원들이 많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 중도그룹은 ‘분열 없는 통합신당’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근태 의장측은 “탈당 명분이 약화하면서 전당대회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중도파의 대변인 격인 오영식 의원도 “전대를 차질 없이 치러내 질서 있게 통합신당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물론 일부 신당파 의원들은 “대통령의 탈당과 신당 창당 움직임은 별개”(정장선 의원)라고 강조하면서 대통령의 탈당 카드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천정배 의원은 “대통령의 탈당이 진로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탈당 결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노 대통령이 우리당 중심의 중도세력 통합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사수파를 제외하고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김 의장의 측근 의원은 “우리당 간판보다는 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중도파 의원은 “우리당 간판으로는 백약이 무효라는 점을 아직도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한편 전북 지역을 방문한 정동영 전 의장은 이날 “당내 소수 고립주의자들이 당을 망쳤다”며 사수파를 맹비난했다. 그는 또 “대통령의 당적 문제는 본인이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