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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다시 토요타를 쫓는다/ <중> 고객우선 경영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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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다시 토요타를 쫓는다/ <중> 고객우선 경영에 사활

입력
2007.01.26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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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말한다면 눌언민행(訥言敏行ㆍ말은 더디지만 행동은 민첩하다) 이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분석한 보고서를 준비 중인 서울대 경영연구소 관계자가 정 회장의 특징을 요약한 말이다. 이 관계자는 “정 회장과 친분 있는 각계 인사들을 만나면, ‘말이 많지 않지만 일단 한 말은 철저하게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런 정 회장이 신년사에서 새로운 화두를 꺼냈다. 바로 ‘고객우선 경영’이다. 정 회장은 “브랜드나 감성 품질과 같이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는데 있어, 현대차는 아직 선진업체를 따라잡지 못했다. 앞으로 연구개발(R&D), 생산, 판매, 정비 등 모든 경영 활동에 고객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자세를 더욱 철저히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 신년사와 관련,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강철구 이사는 “현대차가 국내외에서 높아진 품질 만큼의 대우를 받으려면 브랜드 파워도 함께 높아져야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고객 서비스의 획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 회장이 ‘고객 우선’을 2007년 경영목표로 정한 뒤 그룹 주요 계열사에서는 빠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선보여 호평을 받은 ‘찾아가는 비포(Before)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보다 획기적인 내용의 추가 서비스를 4월부터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찾아가는 무상점검 서비스인 ‘비포 서비스’의 경우 지난해에는 주 1회 실시했으나 올해는 주중 1회, 주말 1회로 늘렸으며 투입 인원도 3만여명(연인원 기준)으로 두 배나 확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4월부터 신차 고객에게 멤버십 카드를 발급해 정비와 주유, 보험 가입 등 차량과 관련한 모든 사항을 직접 챙겨주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고객 서비스 향상과는 별도로 고객과의 접점인 딜러망 확충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2005년말 현재 미국에서 현대차를 판매하는 딜러는 695개로, 일본의 토요타(1,430개) 혼다(1,279개) 닛산(1,250개)에 크게 못 미친다.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쟁력 수준에서 ‘한 수 아래’ 로 평가되는 닛산 정도의 딜러망만 갖췄더라도,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5%를 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컨대 차는 좋은데, 점유율이 높지 않은 것은 현대차를 파는 곳이 많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딜러망을 770개로 확충했으며, 올해에도 우수 딜러를 적극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판매 네트워크의 경쟁력을 높여 럭셔리 유틸리티 차량(LUV)인 베라크루즈와 신형 싼타페, 쏘나타, 그랜저TG(현지명 아제라) 등 고부가 가치 차종을 중심으로 올해 미국에서 50만대 이상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중국에서도 중국형 베르나를 출시하는 것과 동시에 현지 딜러망을 300개에서 350개로 늘리고, 인도에서도 중소 도시를 중심으로 판매망을 22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단종된 모델까지 포함, 현대ㆍ기아차가 그 동안 만든 153개 차종에 대한 순정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는 기존 ‘참 좋은’고객서비스의 수준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ㆍ기아차 고객이 자신의 차대번호 혹은 차종 및 연식을 입력하면, 필요한 부품의 종류와 가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사이버 부품상담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구축해 운영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 해외에서 운행 중인 1,000여만대의 현대ㆍ기아차 고객이 차량 고장 등으로 부품을 구할 경우, 글로벌 물류망을 통해 곧바로 처리하는 확률을 토요타 수준인 95%까지 높였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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