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은 초ㆍ중ㆍ고등학생은 물론 수학능력 시험을 본 예비 대학생까지 한 번씩 챙겨봐야 하는 게 있다면 바로 안과 진료이다.
이들의 시력 검사를 하다 보면 렌즈 착용이 가능한지 여부를 물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전에는 콘택트 렌즈라고 하면 고교를 졸업한 후에나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요즘 질문을 해오는 나이를 보면 고교는 물론 중학교에서도 렌즈를 착용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 더구나 중고생이 서클 렌즈(동공을 크게 보이게 하는 렌즈)와 같은 컬러렌즈를 별 저항감 없이 끼고 다니는 경우가 있어 안과 의사의 입장에서 우려가 된다.
콘택트 렌즈는 안구 부위 중에서도 시력을 좌우하는 검은 동자에 착용되기 때문에 잘못된 관리가 이어질 경우 각막염이나 궤양을 불러 시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렌즈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처음 선택할 때 자신에게 맞는 렌즈를 전문가와 상의하고 정기 검사로 눈 건강을 점검해야 한다. 또 바른 렌즈 사용법 및 관리에 대한 숙지가 필요하다.
렌즈는 낮 시간에만 사용하더라도 안구에 8시간 이상 접촉돼 있기 때문에 각막에 미세한 손상 혹은 저 산소증이 생길 수 있어 렌즈 사용자는 렌즈를 끼지 않는 사람에 비해 세균 감염 위험성이 몇 배나 높다. 얼마 전 시중에 나와 있는 몇몇 유명 회사의 렌즈 세척액이 감염과 관련된 리콜 사태로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런 감염의 위험이 존재하는 세척액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반 식염수나 수돗물로 렌즈를 닦는 다면 감염 위험을 몇 배 더 가중시킨다. 렌즈 사용자들 중 식염수를 안전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식염수는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체액과 염도가 같아 자극이 없지만 소독이나 방부 기능이 없어 개봉 후 세균 번식이 되기 쉬우므로 오히려 세균 감염을 조장할 수 있다. 헹굴 때 식염수를 사용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세척액이나 보존액, 단백질 제거를 원칙대로 해야 하며 특히 보존액 대신 식염수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수돗물은 가시 아메바라는 원생 동물의 감염원이 될 수 있고 이로 인한 각막염은 치명적이고 난치성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렌즈 케이스도 세균 번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게 바람직하다.
눈은 그 자체가 미의 기준이 됨과 동시에 사람의 오감 중 절대적인 시각을 관장하므로 미용적인 면이 먼저 고려되는 경우 기능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기관이다. 시대가 바뀌어 어린 학생들에게도 렌즈가 필수 불가결해졌다면 시작하는 시점부터 올바른 습관을 기르도록 노력하는 것이 건강한 눈을 오래 유지하는 비법일 것이다.
이대 동대문병원 안과 전루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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