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유모(37)씨는 새 봄이 오면 첫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지만 또래 아이들보다 1년 일찍 취학을 하다 보니 걱정도 많이 따른다. 갑자기 환경이 바뀌면 오줌을 지리지 않을까. 집에 있으면서 편식에 길들어진 아이가 학교급식에 적응할 수 있을까. 엄마의 근심은 한도 끝도 없다. 건국대병원 소아과 소아클리닉 교수들이 짚어주는 조언을 토대로 취학 전 아이의 건강관리 포인트들을 ‘예습’해 본다.
규칙적인 생활 익히기가 최우선
취학까지 남은 한 달 동안 아이의 규칙적인 식 습관을 체크하고 편식을 없애도록 교육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아과 김교순 교수는 25일 “급식생활에 익숙해 지도록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는 버릇을 길러주고 인스턴트 음식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며 “미리 아이에게 학습장애가 있는지 확인하고 학교가 재미있고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등하굣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부모가 아이와 함께 취학 전 학교 가는 길을 수 차례 점검해두는 것도 필요하다.
병원을 찾아 챙겨둘 것도 많다. 소아과에서 건강검진을 받아 성장발육, 영양상태를 평가하고 혹시 모르는 질병이 없는지 점검해 둔다. 빠뜨린 예방접종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잊지 말자. 학교에 가면 시력이 금세 나빠질 수 있다. 미리 안과 검진을 받아 시력이 어느 정도인지 엄마가 알아두어야 한다. 행여 학습 스트레스, 틱 장애, 강박증이 있다면 소아정신과 상담을 받는다.
뚱뚱한 아이, 선생님과 상의하세요
소아비만은 성인이 된 후에도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쳐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학교에서 자신감을 잃거나 심한 경우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부작용도 배제할 수 없어 부모들이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 한다. 비만의 정도가 심하다면 학교 선생님과 부모, 의사 간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아이가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둬야 한다.
간혹 아이들이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 소아들에게서 상습적인 두통은 흔하지 않은 질환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 외국의 연구사례에 따르면 신경계 증상으로 내원하는 아이들 중 두 번째로 흔히 보이는 병증이 두통이며 취학 연령인 7세 소아의 35%에게서 상습적 두통을 경험했다는 대답을 들을 정도로 빈도가 늘고 있는 추세다.
소아과 이란 교수는 “아이들의 두통은 어른과 달리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며 “종종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두통의 특징은 갑자기 터질 듯한 격심한 통증이 따르거나 구토, 자극 과민, 머리둘레 팽창 등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축농증이나 안과질환으로 인한 두통, 편두통,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성 두통 등이 있을 수 있다.
미리미리 시력 체크는 기본이죠
아이들이 이미 취학 전에 각종 디지털 기구를 접하면서 시력발달에 방해를 받고 있는 상태인 경우도 많다. 어린이의 시력은 어른과 달리 태생 후부터 지속적으로 발달해 생후 두 달 때 0.05, 6개월 때 0.1, 3세 때 0.6정도에 이르고 5세 정도가 되면 1.0의 시력을 갖게 된다. 또한 양안 모두 같은 속도로 시력이 발달해야 사물을 입체적으로 인지하는 기능이 완벽해지기 때문에 발달과정에서 시력체크를 하는 것은 중요하다. 안경 전문가들은 보통 생후 36개월 무렵부터 시력검진을 받기를 권한다.
안과 이승태 교수는 “소아의 안과질환에는 선천 백내장, 선천 녹내장, 미숙아 망막증, 각막혼탁, 굴절이상, 사시 등이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 때 시력이 교정되지 않는 약시가 초래될 수 있다” 며 “선천적인 약시는 시력발달이 끝나기 전에 치료해야 하는데 대개 4세 이전에 치료를 시작하면 양호한 시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책이나 먼 곳의 물체를 볼 때 얼굴을 찡그리고 두통을 호소하는 지 틈틈이 봐두는 것도 중요하다.
취학 한 달 전 가정에서 챙겨야 할 것들
*규칙적인 식습관을 들이고 편식을 없애도록 교육한다.
*배변 습관을 확인하고 미숙한 점이 있다면 교정한다.
*취침시간을 일정하게 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한다.
*양치질 습관을 들인다. 특히 잠자기 전 양치질 잊지 말도록.
*TV시청과 컴퓨터 사용은 하루 2시간 이하만 허용해 통제력을 익히도록 한다.
*학습장애가 있는지 미리 확인한다.
소아비만 해소를 위한 생활 습관 개선사항
*식사와 간식은 정해진 시간에만 한다.
*식사 전에 물과 국을 마신다.
*음식을 여러 번 씹고 천천히 먹는다.
*고 칼로리 드레싱이나 소스를 적게 사용한다.
*식탁 위 등 눈에 쉽게 띄는 곳에 과자나 음식을 놓지 않는다.
*패스트 푸드를 주지 않는다.
*아이가 직접 상점에서 과자나 사탕을 사먹지 않게 한다.
*TV에 식품광고가 나오면 다른 채널로 돌린다.
*될 수 있으면 많이 움직이도록 유도한다.(심부름 시키기 등)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와 사귀도록 한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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