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이지 않고 편하게 이를 닦을 수 있는 전동칫솔이 일반인 10명 중 1명 꼴로 사용할 정도로 보편화하고 있다. 전동칫솔은 잘못 사용하면 치아에 무리한 압력을 줘 보철물을 망가뜨리거나 잇몸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동칫솔의 올바른 사용법과 잘못 알려진 상식들에 대해 알아본다.
사람들이 전동칫솔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강력한 동력으로 치태(플라그)를 쉽게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칫솔보다 힘을 덜 들이고 더욱 깨끗한 칫솔질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전동칫솔은 원래 장애인, 노인, 어린이와 같이 손목 힘이 부족해 칫솔질을 하기 힘든 계층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자칫 일반인들이 보통 이를 닦을 때처럼 힘을 줄 경우 치아가 마모되거나 잇몸이 상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강남이롬치과 안홍헌 원장은 “전동칫솔을 오랜 시간 힘줘 사용하면 단단한 치아 겉 부분인 법랑질 등이 마모된다”며 “이렇게 되면 차거나 뜨거운 음식,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린 이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전동칫솔로 이를 닦은 후 이런 증상을 경험하면 그대로 계속 사용하지 말고 치과에 가서 검진 후 올바른 전동칫솔질 교육을 받아야 한다.
만일 치주질환이 있다면 전동칫솔 사용 방법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염증이 있어 잇몸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양 방향으로 회전하는 전동칫솔을 무리해 사용하면 심한 잇몸손상을 입게 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당뇨환자나 잇몸수술을 한 지 1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치주질환자의 경우 구강 내 작은 상처에도 쉽게 감염되고 치유에 걸리는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
전동칫솔은 일반칫솔에 비해 가격이 비싸 교체하기가 쉽지 않은데 반드시 3개월 전후로 해서 칫솔모의 마모정도와 상관없이 바꿔줘야 한다. 교체시기를 무시하고 계속 쓰면 칫솔모에 구강세균이 서식하게 된다. 또 오래 쓴 칫솔모는 프라그 제거 효과가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오래된 칫솔모는 헝클어지고 거칠어져 양치질 시 입천장이나 잇몸 등에 상처를 줄 수 있다.
전동칫솔 사용자는 보통 양치질의 모범인 ‘3ㆍ3ㆍ3 양치법’(하루 3번, 식사 후 3분 내, 3분 동안)을 따르면 안 된다. 전동칫솔을 너무 자주 쓰거나 오래 사용하면 치아를 다치기 때문에 전문의들은 아침과 저녁에 한 번씩 전동칫솔을 사용하고 점심식사 후에는 되도록 일반칫솔로 가볍게 이를 닦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한 번 양치에 소요하는 시간도 2분이 적당하다고 지적한다. 전동칫솔질을 할 때는 어금니부터 치아 각각 번호를 정해 놓고 한 개당 4~5초 씩 양치하면 대략 2분 정도에 모든 치아를 골고루 닦을 수 있게 된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 양치질, 바깥-안쪽-씹는면-혀 순서로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최근 ‘치약, 바로 알고 바로 씁시다’ 라는 제목의 책자를 내고 치약과 칫솔 등에 대한 궁금증 해소에 나섰다. 이 책자는 각 보건소와 학교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책에 따르면 잇몸 염증과 잇몸 주위 조직 염증 등 치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소금과 초산토코페롤(비타민 E), 피리독신(비타민B6), 알란토인류, 아미노카프론산, 트라넥사민산 등이 들어있는 치약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치아 사이의 치석을 예방하려면 피로인산나트륨이 들어가 있는 치약을 쓰면 좋다.
치태(프라그)를 주로 없애고 싶다면 탄산칼슘과 이산화규소, 인산수소칼슘 등이 함유된 치약을 구입하라고 이 책은 조언한다. 불소가 들어간 치약은 치아의 내산성을 높여줘 충치를 예방해 주는데 반드시 6세 이하의 어린이들이 닿지 않게 보관해야 한다. 치약을 짤 때는 칫솔에 스며들도록 눌러서 짜주며 치약은 칫솔에 묻힌 뒤 물에 적시지 말고 바로 닦는 게 좋다.
칫솔은 머리 길이가 치아 2~3개에 해당하는 정도면 된다. 칫솔모가 너무 부드러우면 프라그가 제거되지 않으며 반대로 빳빳한 칫솔은 치아 마모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치협 관계자는 “이는 하루 네 번 닦는 게 좋고 닦을 때는 칫솔을 잇몸 깊이 넣고 빠뜨리는 곳이 없도록 치아의 바깥쪽과 안쪽, 씹는 면, 혀의 순서로 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