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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외투자는 날고 국내투자는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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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외투자는 날고 국내투자는 기고

입력
2007.01.26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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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 직접투자액이 184억 6,000만달러(5,250건)로 전년보다 104% 늘어 16년 만에 가장 증가율이 높았다고 한다. 글로벌 경제시대에 더 나은 사업 기회와 환경을 찾아 해외로 나가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국내 투자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해외투자는 반대로 급증하고 있는 점이다. 1995년 이후 10년 간 설비투자 증가율은 연평균 3.2%로 같은 기간의 경제성장률(4.6%)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미래를 위해 씨를 뿌리는 투자가 부진하니 한국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보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도 112억 3,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9% 줄었다. 투자가 줄면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 내수부진으로 이어지고 다시 투자 감소를 부르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STX조선이 4월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창싱섬에 착공하는 조선소가 국내에 세워진다면 직원 1만 4,000여 명에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일자리 10만 개가 생길 수 있다.

기업의 해외투자 러시는 열악한 국내 투자환경의 산물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해외진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2.3%가 국내 투자를 검토하다가 포기하고 해외투자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가 보여주듯 국내 투자환경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최근 부동산 가격폭등으로 기업이 투자를 선호하는 수도권과 충청권 땅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임금 수준은 아시아 경쟁국은 물론이고, 미국 일본 같은 선진국보다 상승률이 높다.

제반 생산비용이 이렇게 높으니 투자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고임금을 받으면서도 상여금 50%를 더 받기 위해 새해부터 파업을 저지른 현대자동차 노조의 탐욕은 왜 투자기피 사유 1위로 노조문제가 꼽히는지 잘 알려 준다.

이렇게 형편 없는 투자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할 정부는 하이닉스 반도체의 이천공장 증설 무산이 보여주듯 도리어 규제를 통해 발목만 잡고 있으니 기업들의 해외 엑소더스는 자승자박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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