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쌀, 흰밀가루, 흰설탕 등 ‘3백(白)’ 식품이 질병을 부르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갈색설탕과 흑설탕 등의 소비가 최근 부쩍 늘고 있다. 지난해 할인점에서 흰설탕의 판매량은 늘지 않았지만 흑설탕 판매량은 10%이상 증가했다. 흑설탕은 감미료는 물론이고, 최근 화장품, 세제 등의 원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웰빙 바람타고 흑설탕 열풍
설탕은 제조공정에 따라 크게 흰설탕(white sugar), 갈색설탕(medium brown sugar), 흑설탕(brown sugar)으로 나뉜다.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에서 정제ㆍ결정화 공정을 통해 불순물을 제거해 처음 생성되는 게 흰설탕이고, 이 흰설탕을 가열한 것이 갈색설탕이다. 흑설탕은 갈색설탕에 캐러멜을 첨가하고 원당(原糖)인 사탕수수 고유성분을 지닌 ‘당밀’을 혼합한 뒤 가열해 얻는 설탕이다.
흰설탕이나 갈색설탕은 정제ㆍ결정화 공정에서 영양소의 대부분을 빼앗기지만, 흑설탕은 당밀이 혼합되면서 비타민, 미네랄, 칼슘과 철분 등 무기질 성분의 함유량이 높아진다. 건강에 대한 높아진 관심 덕택에 갈색설탕과 흑설탕의 판매량이 크게 늘고있다. CJ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가정용 흰설탕의 연평균 매출 신장률이 2% 선이지만 갈색설탕은 매년 18%, 흑설탕은 14%씩 판매가 늘고 있다.
삼양사 식품마케팅팀 윤병각 과장은 “흰설탕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과 웰빙 열풍으로 갈색설탕, 흑설탕 시장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자연 퇴비로 재배한 사탕수수를 원당으로 한 남미산 유기농 갈색설탕과 흑설탕의 매출증가가 눈에 띈다. 흰설탕이 ㎏당 1,500원 선인데 비해 이들 제품들은 ㎏당 5,000~9,500원으로 상당히 고가이지만 꾸준히 판매고가 늘고 있다. 옥션 식품담당 고현실 대리는 “집에서 직접 간식을 해먹는 홈베이킹이 조명을 받으며 최근 유기농 흑설탕이 일반 흑설탕에 비해 2배 이상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흑설탈 응용 제품도 다양
흑설탕은 미네랄, 비타민 등의 함유량이 높아 세안용 팩, 보습팩, 보습용 바디클렌저의 원료로 쓰인다. 입자가 굵고 당 성분이 각질을 부드럽게 해 각질제거 제품으로도 활용된다.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흑설탕팩이다. 흑설탕에 토고페롤, 스쿠알렌 등을 첨가한 아베니크 흑설탕 팩(2만4,000원)은 옥션에서 월평균 1,000개 이상이 판매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 말부터 흑설탕을 원료로한 이니스프리 블랙슈가 스크럽팩(7,000원)을 내놓았다. 이밖에 에뛰드의 브라운 슈가필링 흑설탕팩(7,000원), 각질제거 기능이 뛰어난 스킨푸드의 블랙슈가 마스크(7,700원), 헐리우드 스타들이 애용하면서 널리 알려진 바디제품 ‘럭키칙 슈가 바디스크럽’(3만8,000원) 등도 인기다.
한편 당 성분에 표백기능이 있는 점에 착안, 흑설탕과 올리브유 등을 원료로 만든 천연세제 ‘슈가버블’도 주부들 사이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제품은 계면활성제로 석유 추출물을 쓰는 기존합성세제와 달리 독성이나 자극, 냄새가 없어 약한 아기 피부를 걱정하는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G마켓에서 20% 이상의 판매 신장을 기록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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