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문인단체인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정희성)가 명칭 변경을 추진한다. ‘민족문학’이라는 이름이 한국문학 전체를 포괄하지 못한다는 안팎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민족문학작가회의는 지난해 12월 집행부 회의와 이사회를 거쳐 단체명 변경을 공식 안건으로 채택, 27일 정기총회에서 각 위원회와 지회의 의견수렴을 거쳐 개칭 여부를 확정키로 했다. 새 이름으로는 ‘작가회의’ ‘한국작가회의’ ‘한국문학작가회의’ ‘한국어문학작가회의’ 등이 검토되고 있다.
명칭 변경은 1993년부터 젊은 문인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됐지만 ‘문학적 분단을 막는 것이 창립정신’이라는 원로ㆍ중진 문인들의 반대로 미뤄져 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첫 남북문인모임인 ‘6ㆍ15민족문학인협회’가 출범함에 따라 이제 ‘민족문학’의 꼬리표를 떼고 새로운 지향을 갖는 단체로 거듭날 수 있는 새 이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김형수 사무총장은 “민족문학작가회의가 국내 최대 문인단체임에도 민족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인해 좌편향의 소수 비주류 문인단체로 격하되고, 국제사회에서도 극우ㆍ보수단체라는 오해를 자주 받고 있다”며 “이제 민족문학이라는 이름은 6ㆍ15민족문학인협회에 넘겨주고 한국문학 전체를 포괄하는 새 이름으로 개칭할 필요가 있다는 데 회원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족문학작가회의는 백낙청, 고은씨 등 진보문학계열의 문학인들이 87년 9월 민주화와 남북화해, 자유실천 등을 기본정신으로 창립한 단체로, 현재 회원은 1,300여명에 이른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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