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하락을 거듭해온 국내 증시가 모처럼 강하게 반등했다. 24일 종합주가지수(KOSPI)는 전날 뉴욕증시에서 야후, 썬마이크로시스템의 실적 호조로 기술주가 급등한 데 힘입어 전날보다 19.97포인트(1.47%) 오른 1,383.06으로 거래를 마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간 주가하락이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해 과도했던 측면이 있는 데다, 연ㆍ기금이 이날 하루에만 7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수급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점을 들어 향후 시장이 큰 폭의 추가 하락 없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 이건웅 연구원은 “환율과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미국 주택시장도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는 등 경기 측면에서 볼 때 주가가 더 이상 떨어질 이유가 없다”며 “국민연금의 주식매수가 본격화되고, 해외펀드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누그러지면 투자심리가 호전돼 추가적인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도 “최근 미국의 나스닥지수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국내 정보기술(IT) 관련주는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와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며 반등, 이전과 달리 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코스피가 전저점인 1,350선을 지켜낼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기업이익 증가 전망이 약화된 점을 들어 증시가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현대증권 김영각 연구원은 “원ㆍ엔 환율 급락이란 복병이 나타나며 수출기업의 이익증가 전망이 훼손된 데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안정대책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소비위축이 우려돼 내수 기업들의 이익성장 전망도 불투명해졌다”며 “이 같은 부정적 여건이 상반기 중 개선되기는 어려우므로 증시의 본격적인 상승도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지난해 이후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이머징마켓 증시의 고평가 논란도 국내증시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푸르덴셜증권 이영원 투자전략실장은 “일본의 금리동결 등 우호적인 시장환경 덕분에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 이머징마켓 증시가 아직까지는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충격이 가해질 경우 언제라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들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경우 국내 증시도 제한적이나마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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