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은 늘 시민과 호흡하고 어울리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파리 퐁피두센터나 뉴욕 모마(MOMAㆍ현대미술관)를 보세요. 그곳의 광장 식당 카페 아트숍이 멋있어서, 파는 음식이 맛있고 값도 적당해서, 사람들이 거기서 만나고 온 김에 전시도 보고 하잖아요?”
12일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으로 취임한 화가 유희영(67)씨는 ‘친근한 미술관’을 강조했다. 명작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시립미술관 안의 카페와 아트숍을 멋있게 만들고, 미술관 마당에서 미술영화도 상영하고 공연도 하겠다고 했다.
취임 2주일 만인 24일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그는 가장 역점을 둘 사업으로 ‘찾아가는 미술교육’을 꼽았다. “직장인과 저소득층, 맞벌이부부 자녀들을 위한 미술감상 교육을 일단 종로구와 중구를 중심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직장인 30~40명이 모여 신청하고 그 직장에 비디오나 슬라이드를 상영할 공간만 있으면 미술관 장비와 인력이 찾아가는 겁니다.”
유 관장은 또 미술관 예산을 확충해 작품 수집과 미술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은 2,002점밖에 안되고 그중 36%가 기증품입니다. 외국 유명 미술관과 비교하면 한라산 대 동네 뒷동산 수준입니다. 예산 확보를 위해 서울시를 상대로 열심히 뛰려고 합니다.”
유 관장은 색면추상으로 일가를 이룬 화가다. 이화여대에서 정년퇴임할 때까지 42년간 교직에 있었고, 지난해 7월 예술원 회원이 됐다. 지난해 뉴욕 첼시에서 초대전을 한 그는 “관장으로 일하는 임기 2년 동안은 개인전을 열 여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