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흔들림이 심각한 수준이다. 24일엔 일부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설까지 나왔다.
진원지는 전날 우리당을 탈당한 이계안 의원이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동료 의원들 얘기이기 때문에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지역구 사정이나 경제 문제에 대한 접근법에 따라 (한나라당으로 가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당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설은 처음은 아니다. 한달 전쯤 한나라당 전여옥 최고위원이 “10여명의 여당 의원들이 입당을 타진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엔 엊그제까지 한솥밥을 먹던 동료 의원이 언급한 것이라 무게감이 더하다.
사실 정치권에선 지난 연말부터 경제 관료 출신 A,B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을 지낸 C,D의원, 수도권의 E,F,G의원, 충청권의 H,I의원 등이 한나라당과 접촉 중이라는 얘기가 꾸준히 흘러나왔다. 모두 실용ㆍ보수 성향이고, 지역적으로는 수도권과 충청권 출신이다.
물론 현재로선 이들이 우리당을 탈당하더라도 당장 한나라당으로 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입당설이 나도는 한 의원은 “자기나 잘할 것이지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있다”며 이 의원에 대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한나라당 역시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의원들을 무더기로 받아들였다가 ‘철새 빼가기 논란’에 휩싸였던 만큼 쉽사리 문을 열기도 어렵다.
하지만 대선 정국이 계속 한나라당쪽에 유리하게 흘러갈 경우 일부 의원들은 18대 총선에서의 당선 가능성을 우선 염두에 두고 한나라당을 택할 개연성이 있다. 우리당 안팎에선 탈당 의원 일부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과 결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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