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경찰서는 24일 국민연금을 환급해 주겠다고 거짓 전화를 걸어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뜯어낸 혐의(사기 등)로 펑모(55)씨 등 중국인 2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이들이 가로챈 돈을 이른바 ‘환치기’나 ‘물건치기’ 수법을 통해 이미 중국으로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환치기는 한국의 지정된 계좌로 돈을 입금하면 송금업자가 중국의 송금 대상자에게 현지 화폐를 지급하는 수법이고, 물건치기는 송금업자가 한국에서 받은 돈으로 물건을 사서 중국에 보내면 현지 업자가 송금 대상자에게 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5일부터 4일 동안 시민들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스스로를 국민연금관리공단 직원이라고 속인 뒤 피해자들을 은행 자동화기기(ATM)로 유인해 자신들의 대포통장(다른 사람 명의로 만든 계좌)으로 돈을 송금케 한 혐의다.
이들은 “과납한 연금을 돌려줄 테니 ATM으로 가서 지시하는 대로 계좌번호 비밀번호 인증번호 등을 누르라”고 속여 돈을 가로채는 전형적인 전화사기수법을 썼다. 이들에게 속은 사람은 30여명으로 피해 금액은 1억6,000여만원에 이른다.
경찰은 펑씨의 의뢰를 받고 불법 송금을 도와준 중국인 무역상 우모(33)씨 등 3명도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