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미술관이 새해 첫 전시로 국내 작가 7인의 미디어 아트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영상 설치 작업을 해 온 작가들이다.
‘보다, 보여지다’라는 제목을 단 이번 전시는 컴퓨터와 센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쌍방향 소통을 추구하는 작품을 모았다. 관객이 참여해야, 다시 말해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함으로써 완성되는 작품들이다.
변지훈의 <득음> (사진)은 관객의 몸짓에 따라 물보라가 튀는 폭포의 영상을 보여준다. 팔을 휘젓는 대로 물줄기가 확 퍼지고, 손바닥을 펼치면 그 위로 물이 흩어져 날린다. 김병규의 3차원 애니메이션은 흩어진 짧은 직선들이 관객이 다가서면 가운데로 모여 둥근 빛다발을 이뤘다가 멀어지면 흩어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득음>
유비호의 작품 <부유하는 사회적 관계> 는 소통 혹은 개입이 사회적 관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영상 속 세 인물은 관객이 일정 지점에 서면 말을 멈추고 굳은 표정으로 어색한 정적으로 빠져든다. 카메라 센서가 관객을 포착하는 순간,갑자기 불편해지는‘관계’는 실제 생활에서 흔히 마주치는 상황이다. 부유하는>
최병일은 사물을 보는 주체가 동시에 피사체가 되는 경험을 시각화했다. 벽면 영상 앞에 튀어나온 카메라 뒤에 서면, 전시장 전경이 다 들어오고 동시에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내가 영상에 나타난다.
카메라와 빔 프로젝터를 사용한 이배경의 작품
과학기술의 힘을 빌린 이런 작업들은 일단 흥미롭고 신기하다. 하지만 기술을 넘어 예술로서 미디어 아트의 지향점과 예술적 성취도에 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그건 작가들의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3월 4일까지. (02)720-5114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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