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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신년연설서 대선주자들 비판/ 대선 중립 생각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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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신년연설서 대선주자들 비판/ 대선 중립 생각없다?

입력
2007.01.25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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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3일 신년특별연설과 연설문을 통해 차기 대선주자들을 여러 번 비판한 것을 두고 대선 국면에서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훼손논란이 일고 있다.

노 대통령은 연설에서 특정 대선주자의 이름과 소속 정당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발언 정황과 내용으로 볼 때 한나라당의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표적이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한나라당은 24일 “야당 대선주자들에 대한 공개 비판은 사실상 대선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임기 말 대통령의 가장 큰 임무는 공정한 대선관리이고,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이번 대선주자 비판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앞으로 대선 과정에 적극 개입해 결과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 대통령은 연설에서 민생, 개헌, 행정수도 건설, 남북정상회담 등 다양한 현안에 걸쳐 차기 대선 주자들을 비판적으로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도 5%를 훌쩍 넘는 성장을 이루지는 못할 것”, “성장률을 얼마로 공약하는지 지켜보겠다”, “적절한 태도가 아니다. 오만하게 보인다”,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의 태도가 아니다”와 같은 표현으로 대선주자들을 겨냥했다.

노 대통령은 또 “앞으로 대한민국이 필요한 지도자는 경제만 말하는 지도자가 아니다”며 “동반성장과 사회투자와 사회적 자본과 같은 새로운 전략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추진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정 유력주자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한 발언이다.

이에 대해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노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대선과정에 개입하고 싶은 의지를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성학 서울시립대 교수는 “어디까지나 국민이 판단할 일인데 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재단해 말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 같은 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본격 대선정국까지 이어질 경우 야당

및 대선주자들의 반발을 야기하면서 대선이 전례 없는 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이다. 노 대통령은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여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발언 이 문제가 선관위의 경고를 받았고, 급기야 국회탄핵을 받았다.

김도종 명지대 교수는 “노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계속 하다가는 대선 이후 패자가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엄청난 후유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선거를 앞둔 임기 말 대통령의 정치 중립성은 법적 의무 이전에 상식이자 지상 명령”이라며 “이를 내팽개치고 대선주자들을 폄훼하고 협박하며, 심지어 악담까지 하는 것은 국민과 나라에 대한 악담”이라고 주장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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