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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주목되는 새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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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주목되는 새 이름

입력
2007.01.25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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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학작가회의가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단체명에서 '민족문학'이라는 표현을 뗄 모양이다. 이미 제안된 서너 가지 새 이름 중에서 하나를 27일 정기총회에서 채택할 예정이라고 한다. 참 감회가 깊다.

민족문학작가회의는 전신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1974년 창립)를 포함해 엄혹했던 1970~80년대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자유, 평화통일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 과정에서 문인들이 투옥되고 잡지는 폐간되고 교수들은 대학에서 쫓겨났다. 시대는 변했을망정 지금 와서 되돌아봐도 그들이 지향했던 가치들은 기본적으로 하나같이 소중하고 여전히 유효하다.

이러한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이름을 바꾸겠다는 것은 달라진 시대의 새로운 요구에 부응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변화라고 해석하고 싶다. 작가회의의 지향과 활동 내용에 대해서는 그 동안 내부 토론도 활발했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93년 베트남 작가들과의 대화를 시작으로 세계 작가와의 대화 및 해외 동포 작가와의 대화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점이다.

분단체제에 고착된 시선을 좀더 넓은 세계로 확대하고, 해외 한국어 사용 작가들까지 불러들임으로써 한국어 문학의 외연을 넓히려는 작업이라고 본다. 근본적인 부정의 대상이 됐던 정권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문학 본연의 과제에 좀더 집중하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민족문학이라는 표현 자체가 특정한 정치색을 대변하는 것으로 오해를 받아왔다. 실례로 젊은 작가들은 역사의 녹이 묻어 있는 민족문학이라는 고전적인 명칭에 오히려 거부감을 갖는다는 것이다. 민족이 너무 강조되는 바람에 외국 문인들한테는 극우단체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고 한다.

시대적 편차를 극복하려는 명칭 변경이 이상을 버린 변신으로 흐르지는 않기를 바란다. 작가들은 74년 "우리의 주장은 문학자적 순수성의 발로이며 어떠한 탄압 속에서도 계속될 인간 본연의 진실한 외침이다"라고 선언했다. 그 정신이 달라진 이름 속에서도 더 깊이 있고 폭 넓게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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