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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中企에 승부수/ 이명박에 '경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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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中企에 승부수/ 이명박에 '경제' 맞불

입력
2007.01.24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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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중소기업’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경쟁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경제 대통령’ 이미지에 대한 대항마 격이다. 논리 구조는 간결하다. ‘일자리 80%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의 근간이므로 중소기업을 살려야 실질적으로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 카드는 박 전 대표측의 복잡한 고민의 산물이기도 하다.

‘경제’라는 화두는 이 전 시장이 이미 선점한 상태다. 한 측근은 “경제 문제에선 박 전 대표가 열 마디 말을 해봐야 이 전 시장의 한마디를 넘어서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차별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중소기업이다.

한 측근 의원은 “대기업ㆍ첨단 산업 위주의 투자로는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대기업 CEO출신인 이 전 시장에 맞서 박 전 대표는 중소기업을 살리는 대통령이란 이미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22일 5조원 규모의 기금 조성, 기술사관학교 설립 등을 골자로 하는 산업단지 회생 프로젝트를 발표한 뒤 23일 경기 안산의 시화공단을 찾았다. 공단 내 중소기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애로 사항을 들었다. 이어 한 중소업체를 찾아 일일이 직원들의 손을 잡았다.

그는 기업체 대표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경제 회생을 위해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침체된 기존의 것을 살리는 것”이라며 “중소기업을 살리지 않고 경제 살리기를 운운하는 것은 공염불”이라고 역설했다. 경부 운하, 국제과학기술 도시 건설을 공약으로 내건 이 전 시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박 전 대표는 산업단지, 중소기업 탐방 행보를 계속 해나갈 계획이다. 26일 대구 성서공단을 찾는 등 전국의 산업단지를 찾아 자신의 프로젝트를 적극 홍보해 나갈 생각이다.

‘중소기업 대통령’ 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서민 대통령’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간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실제로 그에 대한 지지는 저소득ㆍ저학력 계층 이른바 서민층에서 특히 강하다. 물론 이 같은 이미지 구축만으로는 경제 화두를 선점한 이 전 시장을 넘어설 수 있겠느냐는 반론도 만만찮다. “중소기업은 경제라는 큰 그림의 부차적 주제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일단 중소기업 살리기론을 꺼낸 박 전 대표측은 추가로 꺼낼 카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한 캠프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경제를 도맡아 이끌어갈 수 있는, 상징적 인물을 곧 영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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