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통일인'(필자는 탈북자를 이렇게 부르기를 제안합니다) 1만명이 대한민국에 정착하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현재까지 한국에 입국한 북한주민은 총 9,700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올해 음력 설 전으로 1만명이 될 것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베풀어준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들의 사랑에 감사드리면서 탈북자들에 대한 한국 주민들의 근본적인 인식변화가 필요하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함을 알리고자 이 글을 준비하였습니다.
최근 납북어부 최욱일씨의 구출 요구를 냉대하여 물의를 일으킨 '대사관남'사건으로 언론이 시끌벅적합니다. 필자도 중국에서 탈북자로 방황하던 2000년에 몇 번 이 비슷한 경우를 당한 적이 있어 최욱일씨 사건이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통일을 준비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과 수단, 형식이 필요하겠지만 통일을 성공적으로 대비하는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인적자원 확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분야에서 극심한 차이와 이질감을 보이고 있는 남북이 평화적으로 통일되고 하나로 화합하려면 남북한에서 살아보았고 남북한의 체제와 문화와 경제방식을 다 체험해 훤히 알고 있는 통일인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런데 한국사회가 통일인 수용ㆍ지원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습니까. 서독의 경우 베를린 장벽이 생긴 1961년부터 통일된 1989년까지 매년 동독에서 서독으로 온 사람들은 평균 2만1,000명이었습니다.
1980년대 말 서독에는 57만여명의 동독 망명자들이 살았습니다. 1만 명밖에 안 되는 너무도 적은 통일인을 부담스러워 하는 한국이 과연 2,300만 명의 북한 인구와 13만 평방미터의 북한 영토를 수용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현재 통일인 1명에게 평균 5,000만원 정도의 정착지원금이 제공됩니다. 그런데 국민 한 사람이 1년에 평균 383만원 정도의 세금을 국가에 낸다고 하니 통일인들은 15년 정도 한국에 살면 정착금을 충분히 국가에 보상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현재 한국에는 외국인노동자가 합법 및 불법으로 50여 만 명이 와있습니다. 피부색과 언어와 핏줄이 다른 외국인도 와서 돈을 벌어가게 하는데 하물며 동포인 북한주민들이 오는 것을 왜 싫어합니까?
통일인들이 한국사회에 잘 정착하지 못하고 일탈현상을 일으키고 있다고 언론에 이슈화 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만 대다수의 통일인들은 평범한 시민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통일인들은 세금만 축내는 불로소득자가 아니며 통일된 조국에서 여러분들보다 100배로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유형의 자산이 되어줄 사람들입니다. 이런 귀중한 인적자원을 아껴주시고 키우기 위해 투자하십시오.
정수반ㆍ해님발명회사 대표, 북한요리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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