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사정은 넉넉한데도 대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한자리수로 떨어질 전망이다. 투자부진에 따른 고용악화, 경기부진의 악순환이 또다시 우려된다.
23일 산업자원부가 주요업종별 매출액 상위 2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6년 설비투자실적 및 2007년 계획'에 따르면 올해 이들 기업의 설비투자 계획액은 5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해 이들 기업은 57조7,400를 투자, 전년 대비 13%의 증가율을 보이는 등 2년 연속 두자릿수 신장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한자리수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올 상반기 투자액은 29조4,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늘지만, 하반기 투자액은 26조8,8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 감소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로 갈수록 투자상황은 나빠질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비제조업 분야 대기업들이 17조9,55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9.6% 늘려 잡았다. 특히 정유(101.3%), 전력(23.3%) 등 에너지분야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전력, 유통분야는 상반기 2.3%가량 감소하다가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23.8% 증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제조업 분야 대기업의 투자는 전년 대비 1.3% 오히려 뒷걸음질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수년간 투자를 주도해왔던 디스플레이 업종의 부진이 예상된다. 반면 석유화학, 조선, 정보통신 등 제조업의 주력업종은 올해도 여전히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조사대상 기업들은 투자재원의 82.4%를 내부 유보자금으로 조달할 계획이어서, 기업들이 비축한 돈은 넉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자부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이 설비투자를 주도하는 반면 중소기업들의 투자는 부진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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