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다.”
방 전체가 흔들리자 잔뜩 겁먹은 표정의 유치원생 4명이 의자 방석을 머리에 뒤집어 쓰고 재빨리 식탁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10여초 후 진동이 멈추자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아이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일어섰다. 알고도 놀란 이들은 서로 웃으며 짐짓 괜찮은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눈동자에는 긴장이 역력했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가 운영하고 있는 광진구 능동 서울시민 안전체험관은 어린이들에게 지진 발생 시 대피요령을 가르치는 곳이다. 식탁 등을 갖춘 주방 형태의 3평 짜리 지진체험실이 있어 한 번에 어린이 4, 5명이 가상 지진을 직접 느껴볼 수 있다. 어린이 가 대부분이어서 보통 리히터 규모 3 정도의 지진을 발생시키지만 리히터 규모 7까지 강도를 올릴 수 있다. 리히터 규모 7이면 중심 잡기도 불가능하다.
지진체험장 운영요원인 구범모(39) 소방관은 “지진이 발생하면 가스밸브와 전기를 차단하고 출입문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낙하물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식탁이나 책상 밑으로 대피해 방석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2003년에 세워진 이 체험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재난 체험관으로 그동안 60만명이 다녀갔다. 지하 1층, 지상 3층에 연면적 6,142㎡(1,860평) 규모로 지진은 물론, 화재 풍수해 등 각종 자연재해를 겪어 보는 재해체험장과 응급처치나 소화기 사용을 해 볼 수 있는 구조구난체험장 등 20여종의 체험코너가 있다. 매일 3회(오전 10시와 오후 1, 3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회당 230명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체험관 관계자는 “사전에 재난에 대처하는 요령을 터득해 놓으면 실제 상황 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면서 “어려서부터 안전교육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02)2049_4050, 홈페이지 safe119.seoul.go.kr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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