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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힐러리, 폭로-검증戰 휩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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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힐러리, 폭로-검증戰 휩싸여

입력
2007.01.24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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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 공화당 행정부의 인기폭락으로 2008년 백악관 입성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민주당내 대선후보 진영들 사이에 벌써부터 폭로와 검증을 둘러싼 논란이 일 조짐이다. 흑인 예비주자로 선풍적 주가를 올리고 있는 민주당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일리노이ㆍ45)이 어린 시절 인도네시아에서 다녔던 이슬람 초등학교가 갑자기 논란의 대상이 됐다.

논란은 보수색채를 띤 잡지 ‘인사이트’가 최근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올린 기사에서 “오바마 의원이 백인 어머니와 인도네시아인 계부와 함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살던 1967~1971년 사이에 극단적인 이슬람 근본주의를 가르치는 급진 무슬림 초등학교 ‘마드라사’를 다녔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마드라사’는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이슬람 근본주의를 통해 증오와 폭력을 가르치는 학교로 알려져 왔다. 그 동안 오바마 의원측은 이슬람 학교를 다닌 것은 인정했으나 그 학교가 급진적이지는 않았다고 밝혀왔다.

이 잡지는 특히 민주당내 선두주자로 오바마 의원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측근이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다고 밝힘으로써 논란을 더욱 뜨겁게 했다. 힐러리 의원 진영이 오바마 의원에 대해 암암리에 뒷조사를 하고 있고 그 결과를 적당히 흘리기 시작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잡지는 좀더 구체적으로 ‘힐러리 의원과 연관돼 있는 연구자’가 진원지라고 전했다. 이 같은 주장은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폭스뉴스에 의해 여러 차례 방영됐고 뉴욕포스트, CNN 헤드라인 뉴스를 통해서도 거론됐으며 각종 정치 블로그에 오르내리면서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그러자 오히려 흑색선전을 감행한다는 의심을 받게 된 힐러리 의원 진영이 다급해졌다. 힐러리 의원의 대변인은 22일 “그것은 우익의 소행이 분명하다”며 자신들이 그 같은 주장의 진원지가 아니라고 강력 부인했다. 오바마 의원 진영에서도 힐러리 의원측에 대한 성급한 비난은 삼간 채 폭스뉴스 등을 향해 “형편없이 무책임한 보도행태”라며 날을 세웠다.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자 폭스뉴스에 비해 진보적 색채를 띤 CNN 방송이 고참 기자를 인도네시아 현지에 급파,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나섰다. CNN 방송은 22일 오바마 의원이 다녔다는 바수키 학교를 소개하면서 “‘인사이트’의 보도는 잘못됐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의원과 함께 학교를 다녔던 친구와 이 학교 교사들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결같이 “우리는 종교에 대해 경건한 마음을 갖고 있지만 종교를 특별히 다루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평범한 학교라는 얘기다. 그러나 ‘인사이트’는 여전히 자신들의 보도내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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