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ㆍ석유화학 및 조선 업종의 올해 기상도는 ‘먹구름’과 ‘맑음’으로 극명하게 대조된다.
먼저 정유 업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정제마진 및 수출단가 악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중국 석유 수요의 과대예측으로 원유가 대비 국제 제품가격 하락 폭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두바이유가 50달러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과거 같은 높은 정제마진을 기대하기는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 경우 내수시장 포화로 석유제품을 수출, 이익을 거둬 왔던 정유업체들은 과거와 같은 수익 창출이 힘들어 질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 분야는 더 어렵다. 상반기에는 주요 석유화학공장의 정기 보수 규모 감소에 따른 완만한 공급 증가가, 하반기엔 정기보수 감소에 에틸렌 및 관련 제품 생산설비 신ㆍ증설 집중에 따른 공급 급증이 그 배경이다. 국내에선 올해 에틸렌 기준으로 100만톤 가량의 생산 능력이 증대되는 만큼 경쟁이 어느 때보다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아직까지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편이나 중국이 석유화학 제품 자급도 향상을 위해 공격적인 설비 확장을 추진하고 있고, 실제로 2008년부터 대형설비 가동을 본격화한다는 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악재다.
반면 조선업종 전망은 대다수 기업들이 2~3년 정도의 수주 잔량을 확보하고 표정 관리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수주 실적을 올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업체들은 올해는 ‘돈 되는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 후발 주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 올해는 고부가가치 분야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웅기자ㆍ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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