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임종인(경기 안산상록 을) 의원이 22일 탈당한 뒤 소속 의원들의 연쇄 탈당 사태가 예고되고 있다.
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보수화된 우리당으로는 지지 세력인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할 수 없다”며 “개혁정당을 만들어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겠다”고 탈당을 선언했다. 임 의원은 당내 신당파와 사수파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아 집단 탈당을 부르는 직접적 도화선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나, 이번 주를 기점으로 탈당하겠다는 의원이 속속 늘고 있어 당 분열이 조만간 가시화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염동연 이계안 의원 등이 주중 탈당 방침을 밝혔다. 이어 29일 중앙위원회에서 당헌 개정이 무산될 경우 소속 의원 절반 이상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염동연 의원은 이날 중국에서 귀국해 “나는 이미 탈당한 사람”이라며 “2,3일 내 상황 점검을 끝내고 여러분 앞에 나서겠다”고 말해 주중 탈당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계안 의원도 이날 지역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가진 뒤 “지역 주민들과 탈당하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며 “금명간 행동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태 의장계인 유선호 의원도 21일 밤 계파 모임인‘민평련’ 회의에서 탈당 의사를 밝혔다. 유 의원은 “다른 의원들이 나중에 합류하더라도 나는 먼저 탈당하겠다”며 “금주 중 지역구 의견 수렴을 거쳐 탈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과 가까운 최재천 의원도 “29일 전후에 탈당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집단 탈당은 중앙위가 열리는 29일 전후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동영 전 의장이 당헌 개정 좌초 시 탈당을 시사한데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탈당밖에는 신당 추진 방법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측은 “당헌개정안이 중앙위를 통과하더라도 사수파가 또다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낼 것이므로 정상적인 전당대회가 어려울 것”이라며 “원내대표 직분을 마친 뒤 자유롭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와 가까운 최용규 조일현 장경수 의원 등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현 상태로 전당대회를 통해 신당으로 갈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며 “비상한 결단을 놓고 고뇌하는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도 “중앙위 개최 전에 일부 의원이 탈당할 것”이라며 “당헌 개정안이 무산되면 대규모 탈당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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