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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 장기이식 福돼지의 꿈 문제는 여전히 거부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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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 장기이식 福돼지의 꿈 문제는 여전히 거부반응!

입력
2007.01.2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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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돼지의 해로 불리는 올해 돼지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더욱 바쁘다.

부족한 장기 이식을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인 돼지에 대한 연구가 무르익어 가면서 “조만간 원숭이 이식 실험에 착수하겠다”는 연구자들도 늘고 있다.

돼지를 이용한 장기(또는 세포)의 이식이 5년 내 사람에게 적용될 것으로 보는 해외 연구자도 있다. 반면 한편에선 이종(異種) 장기이식 사업이야말로 졸속 연구개발의 대표사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연 돼지를 이용한 이종 장기이식의 꿈은 어디까지 왔는지 살펴본다.

●거부반응 해결 초보단계

“거부반응 없는 장기만 만들어 달라. 지금이라도 당장 환자를 살릴 수 있다.” 장기이식 수술 전문의인 가천의대 길병원 흉부외과 박국양 교수는 “이종 이식의 장벽은 수술이 아닌 면역 문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면역 거부반응을 해결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은 문제다. 이종간에는 먼저 이식한 지 수분~수시간만에 사망에 이르게 하는 초급성 거부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급성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주 원인물질인 알파갈(α 1,3-galactose)의 합성효소 유전자를 없애거나, 사람의 유전자(hDAF, CD59, CD46)를 돼지에 집어넣는 형질전환이 해결책으로 여겨진다.

혈액이 엉겨 붙는 현상도 극복해야 할 과제인데 혈액응고억제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연구중이다. 또 T세포, B세포와 같은 면역세포가 자기 세포에게 그렇듯이 공격대상에서 제외하도록(이를 관용이라 한다) 유도해야 한다. 자연살해(NK)세포의 공격을 막기 위한 유전자(HLA-G, TNFR) 주입도 시도된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이하 이종장기사업단)의 김상준 단장(서울대병원 외과)은 “알파갈과 같은 이종 항원으로 인한 초급성 거부반응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이는 해결 또한 매우 어렵다”며 “그러나 혈액응고, 면역세포의 문제로 갈수록 해결이 쉬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궁극적으로 2012년까지 3가지 유전자를 조작한 장기이식용 미니돼지를 생산하는 게 목표이며 이중 알파갈 제거는 반드시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파갈 유전자가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지금까지 연구에서 단적으로 확인된다. 복제양 돌리 연구로 명성을 얻은 영국의 바이오기업 PPL사가 이 유전자를 제거한 돼지를 처음 생산(2003년 1월 <사이언스> 발표)한 이래 초급성 거부반응 해결의 열쇠로 인정받았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알파갈 제거 돼지의 심장을 바분원숭이에 이식, 179일간 생명을 유지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다(2005년 1월 <네이처 메디슨> 발표).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 돼지 생산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

●췌도세포 이식 실험 착수

국내 연구자들은 일단 당뇨환자를 겨냥한 췌도(膵島)세포 이식실험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췌도는 췌장(이자) 안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내분비선 조직으로 β세포의 분비가 장애를 받으면 당뇨병이 생긴다.

바이오벤처인 엠젠바이오 박광욱 대표는 2005년 돼지에 사람의 HLA-G 유전자를 집어넣은 돼지를 탄생시켰다. 지금까지 4마리가 살아 남았고, 일반 돼지와 교배해 최근 HLA-G 유전자를 보유한 새끼 5마리가 추가로 태어났다. HLA-G는 임신부의 양막과 태반에서 나오는 것으로, 임부의 면역세포 중 하나인 자연살해(NK)세포가 태아를 공격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박 대표는 “알파갈 유전자가 거부반응 억제에 중요하긴 하나 췌도 섬세포의 경우 알파갈이 발현하지 않는 부위라 HLA-G만 가진 돼지 세포라도 거부반응 없이 당뇨병 치료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식 실험은 이종장기사업단이 맡게 된다.

거부반응을 극복하려는 또 다른 접근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팀과 바이오벤처인 PWG제네틱스사는 형질전환하지 않은 무균미니돼지의 췌도세포를 수십~수백 마이크론(㎛·1㎛=0.001㎜) 크기의 캡슐로 싸서 면역세포는 들어오지 못하고 인슐린은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외과 김송철 교수는 “유전자 조작 없이도 거부반응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 아이디어이나 아직까지 수명이 오래 유지되는 캡슐 막을 만드는 기술이 난관”이라고 설명했다.

●윤리문제 불거질 듯

돼지의 장기(또는 조직)를 원숭이에 이식하는 동물실험이 눈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윤리적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19일 이종장기사업단이 서울대병원에서 개최한 ‘이종이식연구와 생명윤리’ 심포지엄에서 최경석 가톨릭대 교수는 이종이식이 현실화할 경우 ▲이식받은 수혜자의 정체성 혼돈 ▲이식수혜자의 감염 가능성 ▲이식수혜자로부터 새로운 질병이 나타나 공중으로 전파될 우려 ▲이식실험에 사용될 영장류 등 동물보호 문제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병상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 소장은 “이종간 장기이식이 허용된 이후에는 사람의 배아를 이용한 이식을 추진하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종(異種)장기이식이란

신장 심장 등 이식용 장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다른 종의 장기나 조직을 사람에게 이식한다는 개념이다. 과거에는 원숭이가 이종이식의 공여 동물로 꼽혔으나 번식이 어렵고, 감염위험이 높은데다, 윤리적 문제에 커 돼지가 적절한 공여 동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면역 거부반응과 돌연변이 감염질환이 발생할 가능성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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