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은행 최고경영자들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돼 금융권에서는 연쇄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주부터 우리은행을 필두로 차기 은행장 및 금융지주사 회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가 예정돼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24일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이사회에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결성을 논의하는 등 회장 선임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다.
회추위는 우리금융의 사외이사 3명과 외부전문가 3명,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측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다. 회추위는 회장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을 거쳐 2월말이나 3월 초쯤 회장 내정자를 선정하고, 회장 내정자의 추천을 받아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를 결성하게 된다.
우리금융 차기 회장으로는 재임 중 주가를 150% 상승시킨 실적과 직원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황영기 현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예상이다. 하지만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재정경제부의 황 회장에 대한 거부감이 넘어야 할 산이다.
강권석 기업은행장, 장병구 수협은행장, 전광우 전 우리금융 부회장, 최병길 금호생명 대표(전 우리은 부행장), 이덕훈 금융통화위원(전 우리은행장) 등이 자천 타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비 은행권에서는 정문수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최명주 교보증권 사장, 김지완 현재증권 사장, 최영휘 전 신한지주 사장 등도 후보군에 속한다.
특히 황 회장이 연임을 하더라도 회장과 행장직은 분리될 가능성이 높아 신임행장 등 경영진 선임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 산하의 정태석 광주은행장과 정경득 경남은행장도 3월이 임기 만료인데 황 회장의 거취와 맞물릴 것으로 예상된다.
역시 3월에 은행장 임기가 만료되는 기업은행의 경우 강권석 현행장이 재임 중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과 전통적으로 재정경제부 '몫'이라는 관행 사이에서 차기 행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교체된다면, 박병원 재경부 제1차관, 이우철 금감원 부원장 등이 후보로 꼽힌다.
다음달 15일 열리는 신한금융그룹의 이사회에서는 임기가 끝나는 라응찬 회장의 3선이 무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인호 신한지주 사장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2월 첫째 주에 열릴 예정인 외환은행의 이사회에서는 3월말 리처드 웨커 행장의 연임 여부보다 배당 논의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재매각 작업이 연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 은행장 교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어 5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의 경우는 "내부 조직을 장악했다"며 '연임'을 예상하는 측과 "재임기간 실적이 뚜렷하지 않다"며 경질을 예상하는 측으로 나뉘고 있다. 이어 10월에는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은행장들의 연쇄 인사는 금융 관료가 돌아가면서 맡는 과거 관행과 실적을 통해 검증 받은 시장친화형 인선 사이의 충돌 구도로 이뤄질 것"이라며 "이제 은행들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해야 하는 만큼 차기 은행장은 '관리형 은행장'보다는 'CEO형 은행장'이 보다 적합하다"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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