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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621개社 분석/ 사외이사, 기업가치에 보탬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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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621개社 분석/ 사외이사, 기업가치에 보탬 안된다

입력
2007.01.2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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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기업 내 사외이사의 비율이 급속히 증가했지만, 사외이사제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사외이사 비율 증가가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실증적인 분석결과가 나왔다. 최대주주 및 주요주주의 추천에 의해 임명되는 사외이사의 비율이 76%에 달해 독립성을 가지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감시 및 감독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성빈 부연구위원이 작성한 ‘기업지배구조의 상호관계 및 기업성과에 관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999년 2003년까지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이사회 구성, 소유지분 분포 등의 자료가 모두 남아 있는 621개 비금융 제조업체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우선 국내 상장기업 및 등록기업의 사외이사 비율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었다. 상장회사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1999년 기업들의 전체 이사 중 24.8%에 불과했던 사외이사 비율은 2005년 35.9%까지 올랐다. 기업당 사외이사 수도 99년 1.72명에서 2005년에는 기업당 2.22명으로 증가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사외이사 수의 증가가 총수의 전횡을 막고 효율성과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기여했을까. 보고서의 분석에 따르면 사외이사비율 등 기업통제장치가 해당기업 주가 등을 반영한 기업가치와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는지 추적했으나 현재 사외이사 비율과 기업가치와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 연구위원은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을 위해 각종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대리인 비용을 통제하여 기업성과 및 가치를 제고하는 데 있다”고 전제하고 “사외이사비율이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사외이사의 임명이 의무화되었지만 사외이사제도가 경영자 통제의 실질적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대주주 및 주요주주의 추천에 의해 임명되는 사외이사의 비율이 76%에 달해 독립성을 가지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감시 및 감독하는 데 사외이사의 역할에 한계가 있으며 이로 인해 기업가치 제고에 사외이사가 기여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실질적인 경영자 통제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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