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친구의 사업이 잘 안돼도 불평하거나 낙담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능력을 믿고 기다렸습니다."
네오컨설팅은 개인 창업의 위험을 '동업'이라는 '헤징(위험 분산)'을 통해 성공한 국내 대표적인 기업교육 전문컨설팅 업체다. 부모형제 사이에도 재산이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터지는 마당에 사회생활을 통해 만난 친구들끼리 10년간 동업을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네오컨설팅은 1992년 교육 컨설팅업체인 MIT컨설팅에 함께 입사했던 직원 세 사람이 의기투합해 창설된 회사다. 현재 네오컨설팅의 교육실장 겸 각자 대표를 맡고 있는 권순천(43), 송민규(41), 김상민(42)씨가 그 주인공들이다.
전공도 각각 농경제학, 경영학, 물리학으로 다른 이들은 당시 5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50만원씩을 각출해 1997년 사업에 뛰어들었다. '큰 돈이 들지 않고 영업력과 정보력만 있으면 해볼만한 사업'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창업 당시 세운 가장 중요한 원칙은 '3명이 한 회사명으로 동업하지만 가장 걸림돌이 되는 '매출과 거래처'에서는 철저히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었다. 반면 강사 소개비를 늦게 지급하는 등 회사 이미지에 손상을 주는 경우에는 가차없이 제재를 내리기로 약속을 했다.
이들은 지금도 '작은 이익을 취하기보다 아예 갈등 싹은 자르는 게 이익이 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외 홍보를 하지 않은 것도 만일 홍보로 전화 문의가 늘어나면 이를 누구의 거래처로 연결할 것인가를 놓고 갈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 번 거래처가 정해지면 상대방의 거래처에 자신의 친ㆍ인척이나 친구 등 지인이 있다 하더라도 그 거래처를 넘보지 않기로 룰을 정했다.
김상민 실장은 "처음에는 업계에서 '동업이 얼마 못 갈 것'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며 "초기 다소 삐걱거리기도 했지만 세 사람의 이해관계를 최소화한 게 오늘날 성공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동업이 공고해지자 시너지 효과가 났다. 회계ㆍ기획ㆍ사무실 운영과 대외 홍보는 공동의 몫이라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었고, 매출 볼륨이 커 대외 신인도를 높이는데 더없이 유리해졌다.
의욕적인 출발에도 불구하고 한 때 위기도 있었다.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각 기업들이 교육 관련 부서를 해체하고 예산을 삭감, 몇 달 동안 고객이 거의 끊어지는 지경에 몰렸다. 하지만 동업으로 고정비용을 최소화 한 덕에 타 업체들이 문을 닫을 때도 네오컨설팅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져 기업교육도 산행이나 극기훈련 위주에서 이제는 직접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영업교육, 기획, 리더십 트레이닝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예전 방식을 고집하던 업체들이 하나둘씩 사라졌지만 네오컨설팅은 통신, 그룹, 공공기업 등 3명의 창업자들이 각각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에 집중, 사업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
네오컨설팅은 현재 삼성, LG 등 주요 대기업을 비롯해 연간 600곳 이상의 기업에서 직급별 교육, 소양교육, 고객만족ㆍ서비스 교육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업계 5위권 안에 드는 3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권순천 교육실장은 "동업자간의 믿음과 양보가 오늘의 탄탄한 성공을 가져왔다"며 "앞으로 독자적인 컨설팅 프로그램 개발 능력을 강화해 업계 선두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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