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배(59) 전 해태그룹 회장이 2000년 회사경영에서 손을 뗀 이후 최근까지도 그룹 위장계열사들의 돈을 빼돌려 생활비 등에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박성재)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썬프로상사 등 위장계열사 5곳의 회사자금 35억여원을 빼내 유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박 전 회장과 썬프로상사 대표 정모(59)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자신과 아내의 고급승용차(에쿠스) 임차 및 차량 유지비용, 처남의 대출 담보, 자택 경매 보증금, 골프비용 등 개인적 용도에 횡령액 중 30억원 상당을 사용했다. 위장계열사는 비용이 회사를 위해 쓰인 것처럼 허위로 회계처리하는 수법을 썼고, 박 전 회장에게 법인 신용카드를 발급한 뒤 결제대금을 내주기도 했다.
박 전 회장은 나머지 횡령액 5억원 상당을 해태 전직 임원 2명에게 위장계열사와 가짜 영업고문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매달 수백만원씩 주거나, 자신과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 2곳에 위장계열사의 컨설팅비 명목으로 지급하는 데 썼다. 이번 사법처리는 2000년 비자금 19억원 횡령, 2003년 2,300억원 사기대출 사건에 이어 3번째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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