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독립과 발칸반도 안정을 좌우할 21일 세르비아 총선에서 반(反) 서방 민족주의 성향의 급진당(SRS)이 제1당을 차지했다.
하지만 새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과반수를 얻지 못해 연정 구성을 위한 정당 간 협상이 치열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세르비아 독립선거감시기구인 ‘자유선거 및 민주센터(CeSID)’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 급진당이 28.5%의 지지율로 20개 정당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리스 타디치 대통령이 이끄는 친서방 성향의 민주당(DS)은 22.9%, 온건 민족주의자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총리의 세르비아민주당(DSS)은 17%를 득표했다.
득표율에 따른 정당별 의석수는 급진당 81석, 민주당 65석, 세르비아민주당 47석으로 예상된다.
연정 구성을 위한 정당 협상에는 급진당_세르비아민주당, 세르비아민주당_민주당의 제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급진당과 세르비아민주당이 제휴할 경우 두 당만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지만, 민주당과 세르비아민주당이 제휴하면 친서방 성향으로 현재 소수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G17플러스당의 협력이 필요하다.
관측통들은 “코슈투니차 총리가 이끄는 세르비아민주당은 지지율 3위에 그쳤지만 총리직을 바라고 있어 제휴 협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세르비아 민심은 ‘발칸의 도살자’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 사후에도 여전히 민족주의적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총선에 참여한 거의 모든 정당은 코소보 독립을 반대했는데, 특히 ‘전쟁 불사론’까지 내세우며 코소보 수호 의지를 천명한 급진당(밀로셰비치 대통령 재임시절 집권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코소보 독립을 추진하는 서방측은 코소보 독립이 이른 시일 내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연합(EU)은 총선에 앞서 세르비아가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려면 유권자들은 급진 민족주의 세력에 표를 던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