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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공동체시장 정상회담 개막 '南美도 EU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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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공동체시장 정상회담 개막 '南美도 EU처럼?'

입력
2007.01.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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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서 남미공동체시장(메르코수르) 정상회담이 18일 개막돼 남미 경제공동체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 특히 지난해 선거에서 대부분 회원국에서 좌파가 정권을 잡으면서 메르코수르가 남미내 반미 벨트의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베네수엘라 등 5개국으로 이뤄진 경제연합체. 올해 볼리비아와 에콰도르가 회원국으로 가입할 예정이다. 최근 메르코수르는 남미의 양대 경제협력체로 불리던 안데스공동체가 사실상 와해된 틈을 타 남미의 경제뿐 아니라 정치적 구심체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경제협력체로서 역할 강화는 자원 대국인 브라질과 베네수엘라간의 대규모 천연가스 수송관 건설을 시작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5,000km에 이르는 천연가스 수송관 건설안에 서명했다. 2007년 완공될 이번 공사는 베네수엘라 마리스칼 수크레 유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의 절반에 달하는 하루 평균 1,700만㎥를 브라질로 운반하게 된다. 또 두 정상은 브라질 페르남부코주(州)에 40억달러를 들여 대규모 정유시설을 건설하는 계획도 합의했다.

탈 달러화 정책도 구체화되고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올해부터 무역 대금결제에 자국통화를 사용할 것을 합의했다.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우르과이와 파라과이 정부도 자국 통화 결제시스템을 반대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자국통화 결제가 메르코수르 회원국들로 확대될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공동체로 성장하기 위해 중동 원유국들과의 자원외교에도 발벗고 나섰다. 메르코수르 외무장관들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오만 등 주요 산유국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협의체(GCC)와 6월 중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키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메르코수르의 수장격인 브라질과 베네수엘라가 정상회담에서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내며 갈등을 빚고 있어 메르코수르가 유럽연합(EU)과 같은 공동체로 발전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실제로 오일달러를 앞세워 남미 패권을 노리는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은 남미지역 경제통합을 위해 국유화를 중심으로 하는 21세기형 사회주의를 도입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중도좌파인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남미 내 국가들의 빈부격차 축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정치적 색채 강화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경제연구소의 남미지역 전문가 아구스틴 코르네조는 “메르코수르 블록은 자유무역지대라기보다는 상징적인 지역연합체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메르코수르의 미래는 차베스를 포함할 것인가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해 차베스가 남미 자유무역지대 구성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비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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