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시대를 밝힌 예술인 143명강옥희 등 지음 / 도서출판 소도 발행ㆍ368쪽ㆍ3만원
‘그가 본격적으로 인기 작곡가 반열에 오른 것은 오케레코드사에서 남인수의 <물방아 사랑> (1937) <애수의 소야곡> (1938)을 발표하면서이다. 이들 노래로 남인수와 박시춘은 함께 가요계의 최정상에 올라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게 된다.’ 박시춘에 대한 설명 중 일부다.(124쪽) 애수의> 물방아>
격렬한 가능성의 시기였던 해방 공간을 배태한 암울한 식민 시대, 가진 것 없는 보통 사람들에겐 가요만이 더 없는 주전부리였다. 흔히들 딴따라로 폄훼되기 일쑤인 일제 시대의 가수나 배우 등 대중 예술인 143명이 사전의 표제어로서 최초로 망라됐다.
배우, 감독, 가수, 작사ㆍ작곡가, 연출자, 변사 등 대중과 얼굴을 맞대던 주인공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중소설 작가, 극단 운영자, 연주자, 시나리오 작가, 쵤영 기사 등 막후의 인물에게까지 책은 볕을 쏘이고 있다. 당시 대중예술 평론가도 있었음을 책은 일러 준다.
이 시대에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당당히 대접 받는 연예인들. 그러나 전사(前史)는 가슴 아리다. 방치돼 말소 직전에 놓였던 기록은 이제 정사(正史)다. <한국 근대 대중소설 연구> 의 강옥희, <매혹과 혼돈의 시대:50년대의 한국 영화> 의 이순진, <초기 근대 희곡> 의 이승희, <흥남 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 의 이영미 등 한국 대중예술사 연구 동인 4명의 발품이 이뤄낸 일이다. 흥남> 초기> 매혹과> 한국>
집필진은 대중 춤, 만화, 전통 예술 분야의 대중적 활동 등에 대해서는 자료 부족으로 다음 기회로 넘겨야 함을 가장 큰 아쉬움으로 들었다. 그러나 책에 수록된 정치한 작품 연보만 해도 후학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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