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백제 서울디지털대 총장의 이력은 화려하다.
대학 교수와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기업대표를 두루 경험했다. 국내(서강대 중앙대)와 미국 대학(브리검영대 등)에서 경영학을 가르쳤고, 한국통신(KT)과 현대상선 사장 등을 역임했다. 대학의 경영 이론을 실전에 톡톡히 접목시킨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산학(産學) 전문가’로도 불린다.
사이버대와는 전혀 인연이 없던 그는 1년5개월 전 덜컥 ‘일’을 저질렀다. 브리검영대 교수로 재직하다 일시 귀국한 2005년 8월 지인의 추천으로 서울디지털대 총장을 맡았다. 당시 서울디지털대는 최대 위기였다.
부총장이 거액의 공금 횡령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학교가 발칵 뒤집혔다. 교육인적자원부가 특별감사에 나서 정원 감축 조치를 내리는 등 제재했다. 학교 관계자들이 경찰에 불려가 줄줄이 조사를 받는 수모도 당했다.
스스로의 표현대로 ‘비상 사태’때 학교를 맡게 된 조 총장은 정공법으로 위급 상황을 거뜬히 극복했다. 비결은 ‘믿음 심어주기’와’ ‘내실’이었다. 전 부총장의 개인 비리 때문에 1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다니는 대학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점을 학교 내외부에 알리는 데 주력했다. 조 총장은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가 택한 다음 카드는 운영의 내실화였다. 규모와 시설, 학생수면에서 국내 최대인 서울디지털대를 세계적인 사이버대학으로 키우는 비전을 제시했고 실천 방안을 속속 내놓았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를 교수로 초빙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울디지털대가 철저히 실무중심의 강의 진행이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학교는 전임교수 57명, 초빙교수까지 합치면 교수만 300여명에 육박한다.
웬만한 4년제 대학에 맞먹는 숫자다. 연간 장학금 규모도 580억원 정도다. 1년에 5,800여명의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는다는 이야기다.
조 총장은 최근 세계적인 IT기업인 일본 소프트뱅크와 협력을 체결했다. 소프트뱅크에 사이버 교육 및 운영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기술인력 교류도 포함됐다.
소프트뱅크는 4월 서울디지털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본 최초의 사이버대인 사이버유니버시티(CU)를 설립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의 사이버대 우수성을 입증한 결과”라고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3월 신학기부터는 브리검영대가 개발한 영어 듣기 말하기 프로그램 동영상을 선보인다. 조 총장은 “실용영어의 극대화를 위한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 총장은 “사이버대학의 경쟁력은 기존 오프라인 대학의 약점인 시간ㆍ공간적 제약을 완전히 극복하는데서 발휘된다”며 “해외 유수 대학과 기업과의 교류를 통해 글로벌 사이버대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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