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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 된서리? 무서리?

입력
2007.01.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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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고분양가 아파트들도 찬서리를 맞기 시작한 같군.” “아닐걸. 큰 손들의 시장은 그래도 무풍지대야. 두고 봐.”

평당 3,400만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고가 분양으로 화제를 모았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주상복합 ‘서초아트자이’의 무더기 미분양사태를 놓고 부동산업계의 해석이 분분하다.

서초아트자이는 분양가격이 ▦54평형 16억~19억원 ▦62평형 18억~21억원 ▦101평형은 무려 34억5,000만원에 달한 역대 최고분양가 아파트로, 분양 전부터 부자들의 큰 관심이 쏠렸던 것.

하지만 지난 주 실시된 공개청약에선 4가구만 팔았던 101평형만 겨우 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을 뿐, 54평형과 62평형은 1~3순위 모두 미달됐다. 최종경쟁률은 164가구 모집에 절반에 가까운 70가구가 미달, 0.59대1에 그쳤다.

이에 대해 적지 않은 시장 관계자들은 “반값 아파트 공급과 분양원가 공개 검토가 구체화하고 있는 데다 대출규제와 분양가 상한제 실시까지 앞두고 있어 이제 더 이상 고분양가 아파트는 발을 붙이기 어려워졌다”며 이번 서초아트자이 미분양을 고분양가 시장의 위축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사실 지난 해 11ㆍ15 대책 이후에도 ‘고분양가 아파트는 이제 된서리를 맞을 것’이란 관측은 나왔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당시 최고분양가로 팔았던 서울 성수동 ‘힐스테이트’는 1순위에서 75.4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는 해석이 많다. 강도높은 대출규제에, 분양원가공개 분양가상한제시행 등을 담은 1ㆍ11대책으로 고가아파트 청약수요가 근본적으로 위축되고 있으며 서초아트자이가 그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은 “부동산 시장 안팎에서 분양가 인하 압력이 높아지면서 비싸면 무조건 잘 팔리던 시대는 지나갈 것”이라며 “분양가 상한제 여파로 저가의 인기지역 아파트에는 청약자가 몰리고 고가 아파트는 외면받는 역(逆)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많다. 강남권 대형 평형 단지는 ‘부자 수요’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대출규제와 분양가 상한제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그들만의 무풍지대’가 따로 존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우리은행 PB센터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평당 3,000만원이 넘는 강남권 아파트를 일반 청약시장에 대한 잣대를 대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며 “순위 내 청약과 무관한 무통장 잠재 수요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초아트자이를 분양한 GS건설 역시 공개청약 미분양에도 불구하고, 느긋한 모습이다. 2월초쯤 미달가구에 대해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선착순분양이 시작되면 대출규제 등에 구애 받지 않는 진짜 여유 있는 부자들이 대거 몰릴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장청약을 받은 서초아트자이 오피스텔은 26실 청약에 1,000명 이상이 몰리는 등 아직까지 강남주택에 대한 투자수요는 존재하고 있다”며 “선착순 분양에 들어가면 계약하겠다는 예약자들이 많아 계약률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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