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與에 법원發 태풍… 집단탈당 움직임/ 신당파 격분… 黨 분해 가능성 급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與에 법원發 태풍… 집단탈당 움직임/ 신당파 격분… 黨 분해 가능성 급증

입력
2007.01.22 11:35
0 0

어렵사리 ‘대통합신당’ 추진을 전당대회 의제로 설정했던 열린우리당의 정계개편 논의가 기로에 섰다. 전대 대의원 구성의 전제가 됐던 기초당원제로의 당헌 개정이 무효라는 법원결정 때문이다. 당헌 개정 절차를 다시 밟는 것도 쉽지 않겠지만, 그 보다 큰 문제는 신당파 내부의 선도탈당론이 실행에 옮겨져 당이 쪼개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당장 신당파에선 고건 전 총리의 중도 사퇴로 잠시 가라 앉는 듯 했던 선도탈당론이 다시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처분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주시하겠다던 염동연 의원의 탈당은 초읽기에 들어갔고, 천정배 의원도 탈당의사를 분명히 했다.

특히 당내에선 “이번에 불거진 선도탈당론의 강도는 이전과 다르다”(한 고위당직자)는 얘기가 적지 않다. “사수파와는 도저히 같이 못하겠다”는 격한 감정이 분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설령 진통 끝에 대규모 탈당의 회오리 없이 중앙위원회에서 당헌을 개정하거나 현행 기간당원제로 전대를 치르더라도 양측간 갈등의 골을 메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때문에 당내에는 탈당 서명에 동참한 의원이 40~50명에 달하고, 이르면 이번 주말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내달 14일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예정대로 치러질지도 불투명하다. 신당파는 기간당원제를 폐지하는 대신 당원권 행사 시점을 당비 납부 6개월 후에서 3개월 후로 완화하는 기초당원제를 만드는 한편 당원협의회장이 기초당원의 15%까지 공로당원을 지명토록 했다. 구 민주당 지지 층 흡수를 겨냥한 공로당원제를 도입해 기간당원제를 기반으로 하는 사수파를 압도하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런데 법원 결정으로 이 같은 구상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일각에선 기간당원제로 전대를 치르더라도 사수파가 20% 안팎에 불과해 대세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신당파로선 모험이 부담스럽다.

당 지도부는 중앙위를 다시 소집해 기초당원제 도입을 위한 당헌개정 작업을 재시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신당파와 사수파의 대립으로 중앙위소집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이 적지 않다. 이런 정황 역시 전대 무용론과 탈당론을 급속 확산시키는 토양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도부의 책임론이 거세질 경우 당은 총체적 혼란에 빠질 것이다. 신당파 일각에선 지도부의 무능을 질타하고 나섰고, 사수파는 당헌개정을 주도한 비상대책위원들의 총사퇴를 주장했다.

김근태 의장은 긴급 지도부 회의에서 사퇴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아직은 “지금 물러나는 건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는 생각이 많고, 의원총회에서도 전대까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져 당장 지도부 공백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비대위의 정치적 권위는 이미 크게 훼손돼 상황은 극히 유동적이다. 비대위원 가운데 한명이라도 사퇴할 경우 연쇄 사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되면 여당은 구심점을 잃은 가운데 공중분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