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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이야기는 사실 아닌 허구"/ 전문가들 "美, 동아시아 역사 인식 부족… 교재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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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이야기는 사실 아닌 허구"/ 전문가들 "美, 동아시아 역사 인식 부족… 교재 부적절"

입력
2007.01.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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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패망 후 한국인들이 일본인을 성폭행하고 학대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소설 <요코 이야기> 에 대한 비난여론이 빗발치면서 과도한 반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 <요코 이야기> 는 역사적 사실이 아닌 허구”라며 “동아시아 식민지 역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미국에서 이 책을 교재로 채택한 것은 부적절하지만, 국내에서 책의 출간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요코 가와시마 ?m킨스의 <요코 이야기> 는 12세 소녀 요코와 17세 언니, 어머니 세 사람이 1945년 7월29일 러시아군의 상륙으로 급작스럽게 함경북도 나남(청진)을 탈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전체 294쪽 중 174쪽까지가 나남을 출발한 세 모녀가 서울을 거쳐 부산에 이르는 여정을 담고 있으며, 나머지는 일본에 도착한 후 차별과 멸시를 받으며 피폐한 현실에 적응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성폭행 부분은 5~6줄 정도의 길이로 총 4번 등장하는데, 초점화자가 12세 소녀인 까닭에 간접적으로 처리된다. 오히려 먹을 것을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고, 죽은 군인의 옷을 벗겨 추위를 이겨내는 등 생존의 고통을 다룬 내용이 주조를 이룬다.

한 문학평론가는 “오빠의 목숨을 구해준 한국인 가족의 이야기 등 한국인에 대한 친밀감이 여러 군데 드러나고, 인민군이든 일본군이든 군복 입은 남성 모두를 공포스런 가해자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전소설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전쟁에 노출된 여성들이 공포에 떨며 겪었던 전쟁이라는 경험적 진실”이라며 “일본인은 가해자고 한국인은 피해자라는 이분법적 시각으로만 바라보던 전쟁을 타자의 눈으로 새롭게 볼 필요도 있지 않냐”고 지적했다.

직접 겪은 해방기의 삶을 <나의 해방전후> 라는 책으로 쓴 유종호 전 연세대 특임교수도 “이 책이 외국에서 교재로 사용되는 것은 반드시 교정돼야 하지만 한국에서 출간된 사실에까지 분노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은 구체적 세부에서 내가 겪은 실제와 상당히 배치되는 하나의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과도한 반응이 오히려 이 작품에 대한 과대평가”라고 덧붙였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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