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18일 갑작스럽게 현대 유니콘스의 인수 추진을 보류함에 따라 올시즌 프로야구의 리그 운영이 제대로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칫 농협의 현대 인수가 불발될 경우 한국프로야구는 7개 구단으로 운영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10일 농협과 현대 유니콘스의 대주주인 하이닉스가 매각에 합의하면서 현대ㆍ기아자동차는 올시즌 야구단에 대한 지원금 지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현대는 선수단 연봉을 비롯해 훈련비 등 재원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현대 김용휘 사장은 “농협의 인수 보도가 나온 뒤라 계열사에서 지원을 재개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농협이 인수 포기가 아닌 인수 보류라고 밝힌 만큼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농협과의 인수 협상이 결렬되고, 계열사의 지원금이 완전히 중단된다면 현대는 KBO의 관리 구단이 된다. 규약에 따르면 구단이 선수단 급여를 보름 넘게 지급하지 못하면 모든 권리를 상실하게 되고, 이 경우 KBO가 긴급 자금을 동원해 구단을 관리하게 된다. 2000년 자금난으로 선수들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던 쌍방울 레이더스도 KBO의 관리 구단이 됐다가 SK에 인수된 바 있다. KBO는 당시 SK가 창단 의사를 밝힌 상태였기 때문에 선수단 운영비를 지원했었다.
그러나 현대를 인수하겠다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문제는 달라진다.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농협 이외에 다른 어떤 기업도 현대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은 없다”라고 밝힌 상태라 농협이 인수를 포기한다면 최악의 경우 현대 유니콘스는 공중 분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인수 ‘포기’가 아닌 ‘보류’ 방침을 밝힌 농협이 각계의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인수 작업을 재개하거나 현대 계열사들이 “한국 프로야구를 살려야 한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야구단 지원을 결정한다면 8개 구단으로 리그가 운영될 수 있다.
한편 김시진 감독을 비롯한 현대 선수단은 19일 오전 예정대로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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