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의 반대로 올해 개교가 무산된 국제중을 서울시교육청이 2009년 개교하겠다고 밝혀 이 문제를 둘러싼 양 측의 갈등이 다시 표면화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교육부가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자립형 사립고도 2008년부터 시범운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17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내용의 수월성 교육 추진 방안을 공개했다.
공 교육감은 “학생들의 수요와 수월성 교육 취지를 감안하면 국제중 설립은 포기하기 힘들다”며 “내년에는 어렵겠지만 2009년 개교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당초 올해 개교를 추진하다 포기했던 영훈국제중 설립을 재추진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교육계에서는 영훈학원 외 대원학원도 2009년 개교 목표로 국제중 설립 승인 신청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공 교육감은 “누구로부터라도 설립 승인 요청이 들어오면 언제든지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해 임기(2008년 7월) 내 국제중 신설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자사고 설립에 대해서도 “틀림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그는 “(자사고 설립은) 김진표 전 교육부총리와 다 이야기가 끝났던 내용”이라며 “우선 올해 안에 뉴타운 2곳에 사립고 인가를 내준 뒤 이들 학교를 자사고 시범운영 학교로 지정해주도록 교육부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반대를 감안해 뉴타운에 들어설 고교 2곳을 사립고로 지정한 뒤 자사고 정식 지정 때까지 시범운영하겠다는 뜻이다. 교육부는 시교육청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비싼 수업료와 입시기관화 등을 이유로 자사고 추가 지정을 하지 않는 대신, 시범운영 기간만 늘린 상태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공 교육감이 국제중 신설 등 수월성 교육 확대를 위해서는 교육부와의 ‘일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가지 사안 모두 교육부가 반대입장이어서 협의 때 의견 충돌이 불가피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 과열을 조장하고 ‘귀족학교’ 논란이 있는 국제중을 정부가 만들게 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 교육감은 더 이상 양보는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수월성 교육을 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자꾸 억누르다 보니 미국이나 유럽으로 학생들이 자꾸 빠져 나가지 않느냐”며 “해외 유명대학으로 진학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외국어고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 교육감은 또 서울과학고를 과학영재학교로 반드시 전환시키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서울의 우수 학생들이 수십 명씩 부산(영재학교)에 내려가 시험을 보는 등 이치에 맞지 않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5월께 열리는 중앙영재교육진흥위원회 회의 때 서울과학고의 영재학교 전환 안건을 재상정해 반드시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박원기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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