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ㆍ관계 로비 혐의를 받고 있는 김흥주(58ㆍ구속기소)씨가 1998년 신촌 그레이스백화점을 현대백화점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수백억 원대의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최석두)는 17일 현대백화점 전 임원 K씨를 전격 소환 조사했다. K씨는 98년 10월 그레이스백화점 인수 당시 자금 업무를 총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K씨는 현대백화점의 그레이스백화점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불렀으며 참고인 신분”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K씨를 상대로 인수 경위 및 정확한 인수자금 규모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그레이스백화점의 임원이었던 김씨는 1998년 3월 이 백화점을 인수한 뒤 7개월 만에 현대백화점에 매각했다. 현대백화점은 당시 그레이스백화점 부채 2,294억원을 떠안는 조건으로 514억원에 백화점을 인수했다고 발표했었다.
검찰 주변에서는 백화점 인수가 김씨와 절친한 현대백화점 현직 고위 임원을 통해 이뤄졌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해당 임원은 “김씨와는 일면식도 없고, 당시엔 인수 작업에 관여할 할 위치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현대백화점이 김씨를 통해 세무조사 추징세액을 감면해줄 것을 청탁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으나, 검찰은 “K씨 조사 내용은 백화점 인수과정 그 자체일 뿐 공직자 등 제3자의 개입 여부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직 검찰 간부들이 2001년 김씨의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잡고 김씨 및 주변의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금고 인수자금이 오가는 과정에서 수도권 지검 H부장검사가 중개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관련 자료를 대검찰청과 법무부 감찰부에 넘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H부장검사는 “당시 변호사로서 김씨로부터 이행보증금조로 돈을 받아뒀다가 계약 파기 후 되돌려 준 것 일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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