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6차 협상 사흘째인 17일까지 양국 수석대표 간의 고위급 협상이 총 7차례 열렸으나 무역구제와 자동차, 의약품ㆍ의료기기 등 핵심쟁점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웬디 커틀러 미측 수석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법률 개정을 필요로 하는 반덤핑 절차에 대한 한국측의 개선 요구에 대해 “김종훈 대표가 만날 때마다 이를 몰아붙이고 있지만 쉽게 양보가 이뤄질 사안이 아니다”라며“나로서도 결정하는 데에 제한된 유연성이 있을 뿐”이라고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커틀러 대표는 협상 진행상황과 관련, “(6차 협상이 끝나는) 이번 주말까지 큰 진전 사항을 발표할 가능성은 낙관하기 어렵다”며 “협상의 급진전을 이루려면 김 대표와의 접촉도 필요하지만 협상시점 중간에 우리보다 더 고위급의 접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훈 수석대표도 협상의 교착국면 타개를 위해 핵심쟁점에서‘빅딜’이 이뤄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빅딜’이란 단어가 나올 상황이 아니다”라며 “북한산을 넘는 데도‘깔딱고개’가 있는데, 지금은 양측의 의견차가 고비로 등장한 상황이며 앞으로 더 많은 고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측은 이날 실무진 간에 진행된 섬유분과 첫날 협상에서‘얀 포워드(원사 생산지를 제품 원산지로 간주) 기준’의 완화를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나 미측은 제3국의 우회수출 방지와 세이프가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맞섰다. 농산물분과도 이틀째 회의를 열어 민감 품목에 대한 절충을 계속했으나 뚜렷한 진전은 이루지 못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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