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맹하지만 쿨하고~ 자기중심적이지만 당당한 '언니가 간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맹하지만 쿨하고~ 자기중심적이지만 당당한 '언니가 간다!'

입력
2007.01.17 23:42
0 0

‘언니’가 간다! 몇 년 전만 해도 30대 여성은 아줌마 혹은 노처녀로 불리며 관심 밖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요즘 그들은 당당한 ‘언니’로 통한다. TV와 영화에서 이들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 쏟아지고 있고, 실제 30대 여성은 사회와 문화의 흐름을 대변하는 키워드다.

● 당당하고 솔직한 그들

대중문화계는 그야말로 ‘언니 시대’다. 영화 <싱글즈> 와 <내 이름은 김삼순> 의 성공 이후 영화 <언니가 간다> ,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 <달자의 봄> 등 30대 미혼 여성을 소재로 한 작품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해피 선데이> 의 ‘여걸식스’ 코너에서는 조혜련과 정선희가 맹활약 하고 있고, 케이블TV MBC 드라마넷에서 방송하는 최화정 김원희 이영자의 <삼색女 토크쇼 블루 레드 화이트> 등은 30대 여성의 일상과 연애담이 주요 소재다. 최근 김혜수 엄정화 등 30대 배우들의 활동을 보면 “30대 여성 연예인은 더 이상 주목 받지 못한다”는 속설은 이젠 옛말이 됐다.

30대 여성들은 솔직하고 당당하다. 영화나 드라마 속 30대 여성들은 완벽한 남자와의 연애를 꿈꾸고, ‘여걸식스’의 조혜련과 정선희는 남자 연예인이 나오면 환호성을 지르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이는 일견 속물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20대는 갖지 못한 사회적 경험과 연륜에서 비롯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다.

직장인 이영희(33)씨는 “30대 여성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내가 사회에서 눈치 보며 못한 얘기를 대신해 주는 것 같아 후련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사회 생활에 부대끼는 30대 여성의 고민과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주는 ‘언니’들의 모습은 그들에게 공감과 대리만족을 불러 일으킨다.

● 30대 여성의 막강 소비 파워

여성 전문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의 김재현 팀장은 “30대는 대부분 대학교육을 받고 사회생활을 왕성하게 하는 세대”라며 “특히 여성의 경우,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경제력을 갖추게 되면서 자신을 위한 소비에 눈을 돌리게 됐다”고 말한다. 이들은 외국어, 요리, 요가 등 자신을 계발하고 가꾸는 데 돈을 아끼지 않으며 문화 소비에도 적극적이다.

이는 30대 여성의 ‘티켓 파워’에서 드러난다. 티켓링크에서 지난해 1~11월 뮤지컬 오페라 콘서트 등 문화를 소비한 관객들을 연령별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30대(37%)가 20대(30%) 40대(21%) 등에 비해 높았다. 성별 분포는 여성(65%)이 남성(35%)에 비해 높았고, 여성 관객 중에서도 30대(37.3%)가 20대(30.5%) 40대(19.2%)에 비해 높았다. 이는 문화 소비의 주체는 여성이지만, 이들 가운데 20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넉넉한 경제력을 가진 30대가 문화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소비자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 언니처럼 되고 싶어요!

온스타일의 <싱글즈 인 서울> 은 20, 30대 미혼 전문직 종사자의 일상 생활을 그대로 보여준다. <싱글즈…> 시즌4에서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 해외에서 일하는 한국인 전문직 종사자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온스타일 김재현 팀장은 “20대 여성들의 방송 소감 가운데는 ‘자신의 롤 모델로 삼고 싶다, 삶의 자극제가 된다’는 의견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이는 적극적인 삶을 영위하는 30대 ‘언니’의 모습이 사회 진출을 앞둔 20대 여성에게 동기 유발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생 이하나(23ㆍ여)씨는 “연예인 중에서 30대 배우인 김혜수의 자신감이나 ‘삼순이’ 김선아가 보여준 당당함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언니 문화’는 단지 30대 여성들만의 자기 만족으로 그치지 않는다. 언니가 자신보다 나이 많은 여성에 대한 호칭이듯, 현재 ‘언니 문화’는 20대 여성의 미래에 대한 거울이면서 동시에 30대 여성에 대한 선망의 시선을 담고 있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