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K리그에게 양보와 타협은 없다.”
핌 베어벡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K리그에 대해 또다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베어벡 감독은 “K리그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카타르 8개국 친선대회에 참가할 올림픽대표팀 차출 거부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K리그는 2002한ㆍ일월드컵에서의 선전이 아니었으면 발전할 수 없었다”며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
베어벡 감독은 17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리는 걸프컵을 관전하기 위해 출국하면서 위험수위가 높은 발언들을 마구 쏟아냈다. 베어벡 감독은 차출 거부와 관련, K리그가 약속을 저버렸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K리그에게 몹시 실망스럽다. 지난해 11월 축구협회와 내가 많은 걸 양보했는데 이번에 약속을 어겼다”면서 “앞으로 소집규정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절대로 K리그와 타협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어벡 감독은 그동안 많이 참았다는 듯 굳은 표정으로 K리그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다. 그는 한국축구의 눈부신 성장은 자신이 수석코치로 활동했던 한ㆍ일월드컵의 성공이 뒷받침됐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K리그는 한ㆍ일월드컵 이전까지 열악한 환경에서 축구를 하다가 월드컵에서 성공하면서 좋은 경기장도 마련되고, 선수들 또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나갔다. 그때까지는 잉글랜드와 같은 곳에서 한국 선수들을 단 한명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베어벡 감독의 강성 발언들은 어느 정도 예고된 일이기도 했다. 베어벡 감독은 17일 방송된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와의 인터뷰에서 “선수 차출 거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출국에 앞서 가진 정몽준 축구협회장과의 조찬 회동에서 “말을 가급적 아끼라”는 정 회장의 충고도 베어벡 감독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베어벡 감독이 거듭 주장하는 ‘양보’라는 것은 지난해 11월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 기간 중 백지훈(수원), 김두현(성남) 등 챔피언결정전 진출팀 소속 선수들이 경기에 뛸 수 있도록 한 조치다. 그러나 그는 이들을 곧바로 이란과의 아시안컵 본선에 동행하는 무리수를 둬 결과적으로 K리그의 반발만 샀다.
베어벡 감독은 앞으로 걸프컵을 관전한 뒤 영국과 독일을 수시로 건너 다니며 박지성 차두리 등 해외파를 점검하기로 했다. 또 K리그 구단들 상당수가 전훈지로 삼고 있는 터키 안탈리아도 방문할 예정이다.
인천공항=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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