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17일 충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일제히 충남 천안을 찾았다.
이날 시선은 단연 검증 공방을 벌이며 날선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에게 쏠렸다. 검증 공방이 격화한 후 두 사람이 나란히 행사장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누고 단상에 나란히 섰지만 좀체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이 자리에선 지역 최대 현안이었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문제를 놓고 주자들 간에 신경전도 펼쳐졌다. 주자들은 서울시장 재직 시절에 행정도시 건설에 강하게 반대했던 이 전 시장을 직간접적으로 겨냥했다.
맨 처음 인사말을 한 박 전 대표는 행정도시를 거론하면서, 에둘러 이 전 시장을 공격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정치적 손해를 보는 일이 있어도 충청도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행정도시 법안을 통과시키고 여러분들이 염원하는 지역발전의 뜻을 실현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테러를 당하고 퇴원한 직후 제일 먼저 찾아온 곳이 대전 충남이었다”며 “대전과 충남은 너무나 중요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행정도시 문제는 언급하지 않은 채 경제 문제를 강조하는 것으로 공격을 피해 나갔다. 그는 “나의 모든 정책 목표는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며 “서민들이 허리 펴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이 화합해 정권을 창출하는 것이 국민의 기대를 따라가는 것”,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한나라당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유달리 화합을 역설했다.
이어 손학규 전 지사는 “도민 여러분들이 나에게 표를 좀 많이 줘야 한다”며 “경기도지사가 행정도시를 찬성했다가 얼마나 어려움을 겪었고, 또 빼앗긴 표가 얼마나 많은 줄 아느냐”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원희룡 의원은 아예“최근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행정도시를 원점으로 돌릴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이 전 시장님은 번복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시죠”라며 이 전 시장을 직접 겨냥했고, 이 전시장은 웃으며 고개만 끄덕이는 어색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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