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는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김동오) 심리로 열린 현대차 비자금 사건 결심공판에서 회사 돈 900억여원을 횡령하고 계열사에 2,000억원대의 손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로 기소된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김동진 부회장에게 징역 4년, 이정대 재경본부장과 김승년 구매본부장에게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스스로의 경영실패를 이해 관계가 다르고 수많은 주주가 있는 별도의 계열사에 전가했다”며 “범죄가 중대하고 폐해가 큰 만큼 엄정한 단죄가 불가피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또 “현대차가 우리나라 경제에서 비중이 큰 기업이고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해 와 관대한 처분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며 “하지만 법과 원칙을 포기했을 때 나중에 더 큰 화(禍)를 부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정 회장의 비자금 조성 혐의, 경영이 어려운 현대우주항공의 유상증자에 정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들을 참여시켜 손해를 끼친 혐의, 해외펀드 자금을 개인 용도로 횡령한 혐의 등 모든 공소사실이 유죄라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치열한 국제경쟁구조에서 살아 남기 위해 앞만 보고 나가느라 경영의 선진화와 투명화에 소홀했다”며 “다시 한 번 경영에 전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남은 여생을 한국자동차산업발전에 바치겠다”고 말했다.
통상 검찰의 구형량을 재판부가 절반 정도 감경하는 것을 감안하면 징역 3년 이하의 선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집행유예 선고도 내려질 수 있다. 선고는 2월 5일 오전10시.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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