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 비리가 속속 드러나면서 온 국민이 경악하고 있다. 이번에는 전 노조 위원장이 임ㆍ단협과 관련해 사 측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다. 취업비리와 기념품 납품비리에 이어 터져 나온 노조 간부들의 연쇄비리로 현대차 노조는 ‘비리백화점’이란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16일 임ㆍ단협과 관련해 회사 측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현대차 노조 이헌구(46) 전 위원장은 2001년 9월부터 2003년 12월까지 노조를 이끌며 강경투쟁을 벌인 장본인. 그런 이씨가 2003년 파업 조기종결 대가로 2억원을 받았다는 혐의가 드러나자 노조 비리 문제에 익숙한 노동계조차 엄청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노동 전문가들은 “파업권을 앞세워 권력을 키운 다음 이를 검은 거래에 활용한 전형적 비리”라고 입을 모았다. 이씨가 돈을 받은 2003년 당시에는 현 박유기 위원장이 노조 핵심 간부인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2005년에는 현대차 노조 간부들이 취업 희망자들로부터 채용대가로 수천만 원씩 받은 혐의가 드러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었다. 당시 울산지검은 전ㆍ현직 노조간부 8명을 구속하고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노조 간부 정모씨는 2003년 11월 취업 희망자 김모씨로부터 3,000만원을 받고 입사추천을 해 주는 등 12명으로부터 모두 4억1,500만원을 받았다. 당시 검찰이 밝혀낸 노조 간부들의 취업 관련 금품수수액수만 7억8,000여만원이었다.
지난해에는 노조 간부 이모씨가 납품업체에 각종 편의를 봐 준 혐의로 구속되는 파문도 있었다. 이씨는 기념품 납품계약 체결 과정에서 자격이 없는 업체와 계약하고 허위서류를 작성하는 등의 혐의였다.
노동계에서는 ‘현대차 노조=돈과 권력’이라는 말이 공공연하다. 10여개 계파의 현장조직들이 노조를 장악하기 위해 헤게모니(주도권)싸움을 벌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김일환기자 kev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