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직원들의 종교시설 운영 문제를 놓고 ‘국립대의 종교 중립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서울대에 따르면 교내 천문대 근처 2층 방갈로가 2001년부터 기독교수협의회 회관으로 쓰이고 있다. 이곳에는 ‘서울대학교회 기독인회관’이라는 간판이 걸려있고 교수, 교직원과 학생들이 예배와 기도, 교육 장소로 쓰고 있다. 국립대 안에 종교 시설이 있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 전기ㆍ수도 요금 등은 서울대측이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헌법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20조 2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교 시설을 설치하고 전기ㆍ수도요금 등을 지원하는 것은 국립대 설립 정신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다. 법대의 한 교수는 “세금으로 운영하는 국립대는 모든 종교를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며 “일부 종교에만 시설을 내 준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종교도 공간을 만들어 달라면 어떻게 할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천문학과 박사과정 A씨는 “천문대 연구는 주로 밤에 하는데 저쪽(회관)에서 들려오는 기도 소리 등이 방해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2001년 당시 서울대 기획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교내의 남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빈 방갈로 2곳의 사용 주체를 공개 모집했다”며 “신청한 학내 단체 중 심사를 거쳐 천문대 숙소와 기독교수협의회에 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학교회 관계자는 “본부나 천문대 등과 협의해 학내에서 제기된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그러나 “국립대 내 종교시설 운영에 대해서는 먼저 학내 구성원과 충분한 협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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