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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총기류 관리… 당신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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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총기류 관리… 당신을 노린다

입력
2007.01.16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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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총과 권총, 석궁(石弓) 등 살상무기를 사용한 범행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허술한 총기류 관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엽총으로 변심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권총 은행 강도가 서울 도심에서 활개를 쳤는데도 당국은 ‘사후약방문’에 급급한 실정이다. 특히 석궁은 김명호(50) 전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가 15일 서울고법 민사2부 박홍우(55) 부장판사를 대상으로 테러를 감행하기 전까지 ‘범행 도구’로 인식되지도 않는 등 관리가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이다.

윤종영 총포화약안전기술협회 기술부장은 16일 “석궁은 총과 활이 결합한 무기다. 사람을 향해 발사할 경우 얼마든지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석궁은 총기에 못지 않은 살상력을 지니고 있지만 위험성이 논란이 된 적이 거의 없다.

국내 석궁 인구는 1,500명, 지난해까지 경찰이 허가한 석궁은 1,000개 남짓이다. 30만개가 넘는 총기류 전체에 비하면 미미한 편이다. 경기 일산에 있는 국내 유일의 석궁 제조업체도 그나마 최근에는 수요가 없어 생산을 중단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석궁은 대부분 수입품으로 김 전 교수가 범행에 사용한 석궁 역시 대만제였다.

석궁에 대한 규제는 일반 총기보다 느슨하다. 총기도검화약류단속법상 보통 관할 경찰서에 영치(領置)하는 총기와 달리 석궁은 허가를 받은 사람이 자유롭게 소지할 수 있다.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든 흉기로 바뀔 수 있는 셈이다.

구입 절차도 간단하다. 정신이상, 시력 등 신체검사를 거쳐 관할 경찰서에서 신원조회를 통해 범죄전력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누구나 소지할 수 있다. 처리 기간은 7~10일 정도다. 사용목적을 레저용이라고 기입하면 누구든 자유롭게 가질 수 있다. 대구의 A총포사 주인은 “손님이 번거롭게 직접 경찰서에 갈 필요도 없다”며 “우편으로 신체검사 확인서만 보내주면 우리가 총포 소지증 발급 업무를 대행한다”고 말했다.

김 전 교수도 손쉽게 석궁을 구입했다. 지난해 11월 김 전 교수가 들렀던 서울 종로의 K총포사 주인은 “총기를 만져본 적이 없다면서 석궁을 하나 골라달라고 하길래 가장 무난하고 저렴한 제품을 권했다”며 “범행을 위해 사러 온 것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총기 소지자에 대한 형식적인 점검과 안전교육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의 연1회 합동점검은 불법 개ㆍ변조나 소유자 확인에 그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안전교육은 소지증 발급 전 4시간이 전부다. 총포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의 한 경찰은 “석궁을 갖고 있는 사람은 워낙 적기 때문에 직접 경찰서로 나오지 않고 전화로만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덕기 경찰청 생활질서과 총포화약계장은 “올 3월 총기류 점검 때 석궁을 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라며 “총기 소지예정자의 정신병력 검사를 보다 세분화 하는 등 관련 규정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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